산업 생활

[신세계그룹 정기 임원 인사]'판 흔들기'보다 '사업 연속성' 방점

강희석 이마트·SSG대표 연임 '재신임'

정용진 '신세계 유니버스' 연속성 필요

신상필벌·성과주의 인사로 조직쇄신도

백화점 호실적 손영식 대표 사장 승진

'스타벅스' 송호섭 임기 남겨두고 교체





신세계(004170)그룹이 27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큰 폭의 변화’보다는 ‘사업의 연속성’에 방점을 찍은 게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이다.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깜짝 발탁과 대대적인 수장 교체로 판을 흔들기보다는 재신임, 내부 검증 인사의 재배치 등으로 사업 시너지를 높이는 쪽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철저한 신상필벌로 임기가 남은 대표가 교체되는 등 조직 쇄신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인사내용 35면

신세계그룹이 이날 내놓은 정기 임원 인사 자료에 따르면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139480)에서는 이마트와 SSG닷컴 두 개 온·오프 법인 경영을 함께 진두지휘해 온 강희석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2019년 10월 취임한 강 대표 이마트 설립 이후 첫 외부 영입 대표로 주목을 받았다. 정용진 부회장이 추구하는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설계하고, 주도하는 핵심 인물로 이마트와 SSG닷컴이라는 큰 두 축을 총괄해 왔으나 실적 부진 속에 거취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분리해 강 대표가 하나의 사업 부문만 맡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강 대표가 그룹의 핵심 사업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고,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를 초기부터 이끌어 온 적임자라는 점에서 그룹은 ‘재신임’을 선택했다. 강 대표는 지마켓·SCK컴퍼니·야구단 SSG랜더스·쇼핑몰 W컨셉 인수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펼치며 채널을 확장해 왔다. 반면 수익 면에선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앞으로의 임기 동안 온·오프 계열사 및 사업군 간 시너지를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발암물질 캐리백 사태를 비롯해 올해 부정적인 이슈가 많았던 SCK컴퍼니(스타벅스)는 ‘대표 교체’ 카드로 그룹의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송호섭 대표가 임기를 남겨두고 회사를 떠나게 됐고, 이 자리는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로 경영 능력을 보여준 손정현 대표가 맡아 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한다. 신세계는 “이마트의 경우 지난 3년간 파격적인 조직 변화와 인재 영입 등 혁신을 지속해 왔다”며 “성과와 역량이 검증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조직의 전문성 및 펀더멘털을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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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부문에서는 손영식 대표가 올해 호실적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세계 백화점의 올 상반기 순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62% 성장했으며 연말 기준 역대 최대실적이 예상된다. 핵심 상권에 초대형 점포를 운영, 명품 브랜드 유치에 공들이는 ‘프리미엄 전략’이 코로나 19와 리오프닝 시기 보복 소비와 맞물리며 빛을 냈고, 2030 소비자를 겨냥한 점포 리뉴얼 등 발 빠른 대응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편, 차정호 백화점 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사장이 퇴임하고, 신세계 지원본부장을 맡았던 허병훈 부사장이 자리를 대신한다. 기획전략본부는 백화점 부문의 새 먹거리를 발굴하는 부서로 그룹 전략실과 지원본부에서 인수 합병 업무를 맡아 온 허 부사장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국내 최대 미술 경매업체 서울옥션 인수를 추진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밖에 신세계아이앤씨 대표에는 이마트 지속가능혁신센터장인 형태준 부사장이, 신세계건설(034300) 대표에는 현장 전문가 정두영 부사장이 선임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대표에는 외부 전문가가 새로 영입돼 기존 이길한 대표와 공동 대표를 맡게 된다. 신세계까사 최문석 대표와 신세계라이브쇼핑 김홍극 대표는 서로 자리를 바꾸고, 신세계사이먼 대표에는 김영섭 신세계디에프 상품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엄정한 평가를 통한 신상필벌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춘 성과주의·능력주의 인사”라고 설명했다.


송주희 기자·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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