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넘어진 사람 겹겹이, 살려달라 절규"…'핼러윈 악몽' 이태원 대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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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밤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된 할로윈 파티는 최악의 악몽으로 되돌아왔다.



"갑자기 다 넘어지면서 깔렸어요."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압사 사고 현장을 목격한 한 20대 남성은 떨리는 목소리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비좁고 경사진 이태원 뒷골목에 빼곡하게 들어찬 사람들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도 알지 못한 채 순식간에 인파의 압력에 밀리면서 한꺼번에 넘어졌다고 설명했다.

사고 즉시 바로 옆에 문이 열린 술집으로 급하게 들어가서 살 수 있었다고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가파른 클럽 골목에서 위에서 사람들이 미니까 도미노 마냥 소리 지르면서 쓰러졌다"면서 "밑에 (사람들이) 쓰러진 걸 모르는지 계속 밀어서 정말 죽는구나 싶었다"고 아찔했던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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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박모 씨는 "나처럼 키 작은 사람들은 숨을 못 쉴 정도로 사람 사이에 껴 있다가 사고가 발생했다"며 "그나마 (우리는) 골목에서 옆쪽에 있어서 살았는데 가운데 있었던 사람이 많이 (피해를) 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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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친구를 돌보던 다른 20대 여성도 "지하철역 쪽으로 가고 있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도 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떠밀려서 앞뒤로 오가기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사람들이 밀리면서 친구가 아래에 깔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고 당시 주변 업소들의 비협조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시민은 "이태원 내 술집들이 길거리에 테이블을 내놓은 탓에 더 비좁아진 터에 들어오려는 사람과 나가려는 사람이 뒤엉켰다"며 "사람들이 쓰러지자 인근 가게로 대피했으나 마감 시간이라며 거리로 내보내는 바람에 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씨는 "주변 클럽이랑 가게가 문 열어주면 (그쪽으로 대피해) 한두 명 더 살릴 수 있었을 텐데 못 들어오게 하더라"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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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가 벌어진 후 처참한 광경에 일부 시민은 말을 잇지 못했다.

30대 여성 최모 씨는 핼러윈을 맞아 남편과 이태원에 방문했다가 사건을 목격했다. 이들 부부는 잠시 화장실에 가려고 인파를 빠져나왔다가 참변을 피했고, 돌아와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보고선 그대로 길가에 주저앉았다고 했다.

최씨는 "50여 명이 넘는 사람이 누워있었는데 처참해서 볼 수가 없었다"며 "주변에서 가위를 구해와서 여성 환자들의 꽉 끼는 팬티스타킹 같은 것을 잘라줬다"고 말했다.

최씨의 남편 역시 소방대원의 부탁을 받고 쓰러진 사람들의 팔다리를 안간힘을 다해 주물렀다. 의료진이 긴급히 심폐소생술(CPR)을 하고 주변 시민도 다 함께 쓰러진 사람들의 팔다리를 주물렀지만, 맥박이 돌아오는 이는 많지 않았다고 그는 전했다.

한편 사망자 가운데 대다수는 20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사망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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