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中 저가공세 꺾는다” SKIET, 박막기술로 생산성 80% 개선

세계최초 '축차연신' 기술 앞세워

습식분리막 글로벌 점유율 '1위'

"북미공장 세워 생산성 2배 강화"

SKIET의 폴란드 분리막공장 전경SKIET의 폴란드 분리막공장 전경






최근 방문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의 증평공장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라인에서는 분리막의 원료가 되는, 점도 높은 반죽이 쉴새 없이 롤러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돌돌 돌아가는 롤러를 거치며 길게 늘어난 분리막 시트는 그 다음 공정을 거치며 좌우로 넓게 펴지기 시작했다.

60~70cm 정도였던 시트의 너비가 어느새 4m까지 늘어났다. 분리막 시트를 사방으로 동시에 잡아당기는 기존 ‘동시연신’과 달리 SKIET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 ‘축차연신’ 방식은 상하로 한번, 좌우로 한번 늘려 고객사가 원하는 물성·두께 등 요건을 세밀하게 충족할 수 있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며 그 핵심소재인 분리막을 만드는 업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습식분리막 시장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2020년 기준)인 SKIET(대표 노재석·사진)는 세계 최초로 축차연신과 5㎛(마이크로미터) 박막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기술 혁신과 더불어 생산성 혁신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염가를 앞세워 맹추격하는 중국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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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생산 패러다임 전환을 목표로 발족한 SKIET의 ‘생산혁신실’은 출범 1년반만에 공정 생산성을 최대 80%까지 늘리는 기술을 확보했다. 조직을 이끌고 있는 강귀권 실장은 “LiBS 공정은 약 30%,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공정은 80% 가량 생산성을 올린 기술을 확보했다. 중국 경쟁사의 생산성과 비교할 때 LiBS는 약 2배, CCS는 3배의 생산기술을 확보한 것”이라며 “5~10% 정도의 생산성 향상은 단순 기술 개선으로도 가능하지만, 30~80%는 기술의 패러다임이 완벽하게 바뀌어야만 가능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CCS는 분리막 위에 미세한 세라믹층을 도포해 내구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SKIET는 2024년부터 점진적으로 해당 기술을 적용해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생산성 향상 기술을 해외 공장에도 그대로 적용하기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 작업도 생산혁신실에서 맡고 있다. SKIET는 현재 중국과 폴란드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강 실장은 “어떤 장소에서 어떤 비숙련자가 생산하든 동일한 사양의 제품이 나와야 한다. 한국 제품과 중국·폴란드 생산 제품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해외공장을 국내처럼 안정적으로 가동하려면 스마트팩토리로 가야 한다. 완벽한 스마트팩토리를 2025년까지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공장의 라인 증설이 한창 진행 중인 만큼 SKIET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2024년 27.3억㎡, 2025년 이후 40.2억㎡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여기에 SKIET는 북미 공장 신설도 검토 중이다. 북미 공장에는 최신 생산기술과 더 넓은 폭의 설비를 도입해 기존보다 생산성을 2배 늘린다는 목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원자재법(RMA) 등으로 역내 생산능력 확보의 필요성이 커진 만큼 업계 최초로 해외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SKIET의 시장장악력이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SKIET 증평공장 전경. 사진제공=SKIETSKIET 증평공장 전경. 사진제공=SKIET


증평=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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