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새로운 주인이 된 일론 머스크가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배우자 피습 관련해 음모론 주장을 제기해 논란을 빚었다. 다음달 열리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머스크가 이끄는 트위터가 가짜 뉴스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머스크는 지역 매체'산타모니카 옵저버'의 기사 링크를 올리며 "이 이야기에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을 했다. 해당 기사는 펠로시 의장의 배우자인 폴 펠로시가 남성 매춘부와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는 허위 내용을 다뤘다. LGBT에 반대하는 단체가 퍼뜨린 음모론을 기반으로 하는 내용이다.
앞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개인 트위터 계정에 LA타임즈가 피습 사건의 범인인 데이비드 데파페의 소셜미디어, 블로그 등의 활동을 분석한 기사를 인용해 “데파페가 극우 단체인 큐어넌에 빠졌고 이번 사건에는 공화당의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머스크가 산타모니카 옵저버의 음모론 기사로 반박한 것이다. 이 기사에는 데파페가 펠로시 의장의 집을 침입한 게 아니라 폴 펠로시 또는 제3자가 문을 열어줬다는 주장도 담겨 있다. 이 기사의 요지는 괴한의 침입과 피습이라는 경찰의 발표와 배치된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서 관계자가 브리핑을 통해 사건 당시 폴 펠로시와 용의자 두 명만 있었다고 밝혔는데 이 매체는 제3자가 문을 열어줬다고 추정한 것이다.
이 매체는 과거에도 가짜 뉴스를 퍼뜨린 적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팩트체크 웹사이트인 미디어 바이어스는 이 매체를 두고 "빈약한 증거로 정보를 왜곡하고 일상적으로 거짓 주장을 펴내는 곳"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매체가 게시한 펠로시 의장 배우자 피습 사건 관련한 전말에 대해서도 가짜 뉴스일뿐만 아니라 개인의 명예를 실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머스크는 논란이 커지자 게시물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나 이미 3만여건 가까이 리트윗이 이뤄진 상태였다.
본인을 트윗 총괄이라고 내세운 머스크가 허위 주장을 제기해 논란을 빚다 보니 이용자들 역시 이 같은 게시물을 퍼뜨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분석 플랫폼 데이터마이너의 조사 결과 지난 27일 트위터의 인수 소식이 전해지고 난 뒤 트위터 내 인종차별 관련 게시물은 1300%, 가짜 뉴스 게시물은 2900% 늘어났다. 많은 이용자가 머스크의 기조대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고 콘텐츠 차단을 하지 않을지를 시험하면서 이 같은 게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이에 광고주들도 트위터 상에 광고 게재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은 "당분간 트위터라는 플랫폼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광고 게재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른 광고주들도 트위터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