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이 지난달 엔화 약세를 저지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한 뒤 61조원에 달하는 돈을 소진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이 1일 보도했다.
재무성이 전날 발표한 외환시장 개입 실적에 따르면 9월 29일부터 지난달 27일까지 한 달 동안 달러화 매도 및 엔화 매수에 총 6조 3500억엔(약 61조 958억원)이 들었다. 이는 앞서 9월 개입 규모인 2조 8000억 엔의 두 배를 훌쩍 넘는데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액수다.
특히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지난달 21일에만 5조 5000억엔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엔대 후반까지 치솟았다가 몇 시간만에 돌연 140엔대로 내려와 일본 중앙은행(BOJ)의 ‘복면 개입’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스즈키 순이치 일본 재무상은 9월 22일에 이뤄진 24년만의 외환 시장 개입만을 공식 인정했는데, 이날 은행 관계자는 닛케이에 21일자 ‘복면 개입’ 사실 역시 인정했다. 9월 21~22일 이틀만에 외환시장에 총 9조 1881억엔을 쏟아부은 것이다.
닛케이는 “시장에선 대규모 개입으로 엔저 진행이 상당 정도 억제됐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방만한 재정과 낮은 잠재 성장률 등, 취약한 경제 구조를 방치한 채 엔화 매수 개입으로 대응한 것은 임시 방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구조적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엔화 매수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해외로부터 환율 조작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