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핼러윈 축제를 맞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 10만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악의 압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서 구조된 생존자가 멍이 든 자신의 다리 사진을 올려 당시 가해졌던 압박이 극심했음을 토로했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저는 구조되어 살아있긴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심경을 전했다.
이어 “끼어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제 다리 사진만 올려보겠다”며 자신의 다리를 찍은 사진 3장을 함께 첨부했다. 사진 속 A씨의 양쪽 다리에는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전체에 피멍이 심하게 들어있었다.
A씨는 “저도 제가 그날 이태원을 가서 이런 일을 당한 거 잘 알고 있다. 모든 게 다 제 탓이다. 그래서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며 “단지 저는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고 적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A씨에게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당장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이후 그는 “병원에 갈 생각도 못 하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힘이 돼주셔서 지금 막 응급실 가서 검사받고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고 앞으로 외래진료 받으면 된다고 한다. 너무 많이 걱정 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학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문제가 없어서 귀가했더라도 반드시 병원에서 가 치료를 받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호중 순천향대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날 전파를 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자연적으로도 멍이 들어 없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 ‘횡문근융해증’과같이 이 부분에 의해 신장에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흔하게 나타난다”고 언급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오전 6시 기준 이태원 참사로 인한 사망자는 155명, 부상자는 152명(중상 30명, 경상 122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