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을 쓰고 춤을 추며 해학적 풍자극을 펼치는 우리나라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오를 전망이다.
1일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이하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을 심사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 문화재청이 지난 2020년 3월 31일 ‘한국의 탈춤’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 위한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한지 2년 7개월 만에 접한 낭보다.
최종 등재 여부는 이달 28일(현지시간)부터 12월 3일 모로코에서 열리는 ‘제17차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확정될 경우 ‘한국의 탈춤’은 한국의 22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다.
왜 탈춤이 인류유산인가?
우리나라의 탈춤은 무용, 음악, 연극의 요소가 모두 들어있는 종합 예술이다. 관객의 동조나 야유 같은 능동적인 참여까지 포함되어야 완성되는 적극적인 소통의 예술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탈춤은 부조리한 사회 문제나 도덕적 모순 등 어려운 주제를 해학과 풍자로 공론화하면서도 재치 있게 풀어내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등장인물의 성격을 과장해 재미를 자아내면서도 결말은 화해의 춤으로 마무리된다.
‘한국의 탈춤’은 △양주별산대놀이△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강릉관노가면극 △북청사자놀음 △봉산탈춤 △동래야류 △강령탈춤 △수영야류 △송파산대놀이 △은율탈춤 △하회별신굿탈놀이 △가산오광대 등 13개 국가무형문화재와 △속초사자놀이 △퇴계원산대놀이 △진주오광대 △김해오광대 △예천청단놀음 등 5개 시도무형문화재로 구성돼 있다.
유네스코 평가기구는 문화재청이 제출한 신청서와 관련해 “사회적 기능과 문화적 의미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과도한 상업화에 따른 위험을 해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잘 설명했다”면서 모범 사례로 평가했다.
인류무형유산 어떤 것들이 있나?
우리나라는 현재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비롯해 판소리, 강릉 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등 총 21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부처의 탄생을 축하하며 거행하는 불교 행사 ‘연등회’가 2020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오른 바 있다.
한편 평가기구는 이번에 총 46건의 대표목록 등재 신청서를 심사했는데 ‘한국의 탈품’을 포함한 31건에 ‘등재’를 권고했고, 14건을 ‘정보보완’, 1건을 ‘등재 불가’로 평가했다.
북한이 제출한 ‘평양랭면 문화(Pyongyang Raengmyon custom)’도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 북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은 2018년 남북이 공동 등재한 ‘씨름’을 포함해 ‘아리랑’과 ‘김치담그기’가 있다.
유네스코 측 평가기구는 등재 신청서가 제출된 유산을 심사한 뒤 그 결과를 ‘등재(inscribe)’, ‘정보보완(등재 보류·refer)’, ‘등재 불가(not to inscribe)’ 등으로 구분한다. ‘한국의 탈춤’은 ‘등재’ 판단을 받았다. 평가기구는 이 결과를 무형유산위원회에 권고하는데, 등재 권고 판정이 뒤집힌 경우는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