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 "고급 호텔 주기적 개·보수하듯…아파트도 전략적 관리 필요"

■CEO&STORY

재건축 힘든 아파트도 유지관리 중요

'관리포털' 만들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풍부한 노하우…고객서비스 업그레이드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이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우리관리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이 회사 로고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우리관리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재건축 사업이 활발한 곳이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한강 이남 지역 개발에는 압구정과 반포·잠실·목동 등 서울 곳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준공 30년을 훌쩍 넘기며 노후화가 진행된 이 아파트들은 재건축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새 아파트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이미 재건축을 마무리한 몇몇 아파트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을 경험한 사람들은 ‘집은 낡으면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이라고 여기며 재건축을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동 간 간격도 넓고 최고층도 5~13층에 불과했던 노후 아파트가 모두 새 단장을 마쳐 35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로 태어난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 이미 건축물의 용적률이 300%에 육박하는 이들의 미래는 또다시 재건축일 수 있을까.

22년간 국내 집합건물의 관리를 도맡아온 노병용 우리관리 회장은 이 같은 질문에 “장기적이며 전략적인 시설관리(FM)가 한국에도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아무리 인기 있는 고급 레스토랑도 인테리어를 손보지 않고 오래 사용해 시설이 낡게 되면 새로운 손님이 들지 않는다”며 “고급 호텔들이 정기적으로 영업을 잠시 중단하면서까지 트렌드에 뒤처진 로비나 외관을 새 단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불행하게도 한국의 분양 아파트 가운데 시설관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부동산의 가치를 크게 높인 사례는 없다”며 “그러나 최근 재건축된 신축 아파트들이나 타워팰리스 같은 초고층 주상복합 등은 과거 방식의 재건축이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처음부터 유지 관리를 잘해야 새것같이 오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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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회장은 이 같은 측면에서 우리관리가 맡고 있는 집합건물의 가치가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인재와 지식·디지털에 방점을 둔 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노 회장이 자랑하는 것은 우리관리의 ‘지식 경영’이다. 국내외 1300여 개 사업장에서 나오는 다양한 집합건물 관리 사례를 사내에서 공유하고 관리 서비스의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2010년부터 관리 서비스 개선 경진 대회를 개최하면서 지금까지 총 3772건이 접수돼 회마다 열띤 경쟁을 펼쳤다”며 “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관리소장에게는 포상과 함께 단기 해외 연수의 기회를 부여해 구성원들이 법과 관리 규약 등 전문 영역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관리는 최근 창사 20주년을 기념하며 업무센터이자 자료센터·소통센터로서 기능하는 공동주택 관리 포털 ‘우리 지니’를 론칭해 이제 막 현장에 파견된 관리소장도 빠르게 업무에 적응하고 주민 요구 등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인재에 대한 관심도 노 회장의 경영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노 회장은 우리관리 창사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관리소장 채용 면접에 참석해왔다. 여기까지는 다른 회사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관리는 대기업 못지않은 철저한 인사 관리 체계를 도입해 구성원이 퇴사할 경우에도 ‘퇴사 면접’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회사는 퇴사자의 마음을 보듬는 동시에 현장에서 경험한 고충이나 문제점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노 회장은 “예비 관리소장 공개 채용을 통해 지금까지 1000명에 가까운 신임 관리소장을 배출해왔다”며 “회사를 믿고 소신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관리가 업계 1위로 성장해온 원동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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