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진짜 신불자 되나…1년 버틴 카카오페이 직원 '울분'

카카오페이 상장 1년

공모가 대비 56.67% 폭락

치솟는 금리에 이자 부담도 커져

대출금 전액 상환 의무때문에 퇴사도 못해





“공모주로 받은 우리사주의 주가 하락뿐만 아니라 치솟는 주식담보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금리로 인해 엎친 데 덮친 격입니다. 수억 원의 우리사주 ‘빚투(빚내서 투자)’를 한 직원들은 월 이자 부담만 200만 원씩 지고 있어 투잡을 뛰기도 합니다.” (지난해 상장한 A사의 직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우리사주를 매입한 임직원들이 주가 하락뿐만 아니라 금리 인상으로 치솟는 이자에 등골이 휘고 있다. 원금 손실과 이자 부담이라는 ‘우리사주의 더블트랩’에 빠진 것이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377300)의 우리사주 의무 예탁 기간이 3일 만료된다. 상장 1년 만에 주가가 공모가 대비 56.67% 폭락해 원금 손실 상태다. 상장 당시 직원 1인당 우리사주에 투자한 금액은 평균 3억 6042만 원 수준이었지만 이날 기준 평가 금액은 1억 5618만 원가량이다. 인당 약 2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임직원들도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 있다. 카카오뱅크(323410)(-48.08%), 크래프톤(259960)(-61.04%),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42.86%) 등은 이날 기준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최근 성장주들의 주가가 올랐으나 공모가에 비하면 ‘찔끔’ 반등인 셈이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호실적에 힘입어 17.05%, 카카오페이는 9.24%나 뛰었지만 공모가의 반 토막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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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주가 손실뿐만이 아니다. 영끌로 우리사주에 투자한 금액이 5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대출금리 급등으로 인해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한국증권금융과 국내 시중은행 4곳 등 총 5곳의 우리사주 담보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총 5조 2877억 원에 달한다. 한국증권금융의 경우 우리사주 취득 자금 대출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4조 2700억 원으로 2년 반 전인 2020년 말 2조 2600억 원에 비해 88.94% 급증했다.

이 같은 금융기관에서의 대출은 한도가 최대 1억 원에 불과해 배정받은 우리사주 물량을 최대한 사들이기 위해 저축은행과 마이너스 통장을 끌어다 쓴 직원들이 부지기수다. 카카오페이 임직원 A 씨는 “카카오페이 임직원은 증권금융에서 8000만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며 “증권금융 대출에 신용대출까지 더해 1억 5000만 원가량의 우리사주를 취득했다”고 말했다.

우리사주 대출은 고정과 변동금리를 선택할 수 있다. 대출 시 변동금리를 선택하면 이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통상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의 경우 지난해 11월 1.12%에서 전날 기준 3.97%로 2.85%포인트 상승했다. A 상장사는 “대출 당시 주식담보대출 이자는 2.6%였지만 올해 금리가 5%대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보호예수가 해제돼도 ‘눈물의 손절’조차 할 수 없다고 해당 상장사 직원들은 토로하고 있다. 우리사주 조합원이 퇴직하는 경우 일정 기한 내에 대출금 전액을 상환해야 한다. 회사들은 임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크래프톤은 우리사주 취득 자금 대출 잔여금이 남은 재직자를 대상으로 대출금과 담보권을 크래프톤으로 이전해 이율을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각각 100억 원대의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주가가 계속 하락해 우리사주의 담보 부족이 발생한다면 담보 제공을 다시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태 기자·강도원 기자·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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