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방송(MBN)이 2020년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린 6개월 업무정지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하면서 내년 상반기부터 방송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신명희 부장판사)는 3일 MBN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 등 처분 취소'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업무정지 처분 근거가 된 사유 대부분을 인정했다.
방통위는 2020년 11월 MBN이 자본금을 불법 충당해 방송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6개월의 업무 정지 처분을 의결했다. 다만, 협력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처분을 6개월 유예했다.
재판부는 방통위의 업무정지 처분과 관련해 "원고의 비위행위가 매우 위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사기업과 달리 공공성이 있고 높은 책임이 요구되는 사업을 하면서도 비위를 저질러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가혹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MBN은 방통위의 처분에 불복해 취소 소송과 함께 방통위 처분 효력을 중단한다는 취지의 효력정지(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방송을 이어왔다. 하지만 1심 판결에서 패소 함에 따라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방통위 처분을 이행해야 한다. 다만, MBN이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경우 2심 재판부에 효력정지를 재신청해 방송을 계속할 수 있다.
MBN 측은 항소와 가처분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는 이날 판결 직후 입장을 통해 "이번 재판부의 판결이 직원들이 입을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부당한 판단이었다"며 "대한민국 검찰과 법원은 경영진에게는 솜방망이 처벌로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하고, 아무 죄 없는 직원들에겐 가혹한 처분을 내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