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10월 29일 오후 10시 서울의 대표 클럽 명소로 알려진 마포구 서교동, 용산구 이태원1동, 강남구 논현1동의 3곳 중 이태원1동의 20~30대 인구 밀도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KT의 통신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행정동별 특정 시간대·연령대·성별 체류 인구를 집계한 ‘생활인구’를 분석한 결과다.
3일 서울시의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공개된 10월 29일 오후 10시의 행정동별 20~39세 남여 생활인구(내국인)는 서교동 7만 724명, 이태원1동 4만 6464명, 논현1동이 1만 8437명으로 집계됐다. 각 행정동별 면적은 서교동 165만㎡, 논현1동 125만㎡, 이태원1동 57만㎡ 순이다. 면적은 서교동이 이태원1동의 3배 가까이 넓지만 이태원1동의 20~39세 남여 생활인구는 서교동의 절반을 넘어섰다.
특히 이태원1동은 글램 라운지, 더파운틴, 데이앤나잇 같은 인기 클럽들이 모여 있는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사이의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길이 최근 사고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폭 3m 골목처럼 협소해 인구 밀도가 다른 지역보다 더 높은 구조로 평가된다. 경사진 지형도 사고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날 이태원1동의 시간대별 20~39세 남여 생활인구는 오후 6시 2만 9527명에서 증가해 9시 4만 6666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10시의 4만 6464명은 같은 시간대 기준으로 직전 평일(24~28일)의 평균 1만 7051명, 일주일 전인 22일의 2만 4588명의 두 배 이상이다.
올해 10월 29일 오후 10시의 20~39세 남여 생활인구는 이전 연도의 핼러윈데이 직전 주말 같은 시간대도 넘어선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전인 2018년 10월 27일에는 4만 3803명으로 논현1동의 2만 773명보다 많았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2020년 10월 31일은 1만 3226명으로 대폭 줄었다가 2021년 10월 30일에는 1만 5600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늘었다. 2019년 10월 26일 데이터는 2018년 11월 발생한 KT의 서대문구 아현동 통신구 화재 영향으로 집계되지 않았다.
생활인구는 조회일 기준 5일 전 데이터가 공개된다. 실시간 확인이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시는 올해 9월부터 이태원관광특구를 포함한 주요 장소 50곳의 실시간 인구를 집계한 ‘실시간 도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역별 밀집도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서울시는 대상 지역 확대 등 데이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현재 이러한 데이터가 없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역별 밀집도를 분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이태원 사고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다중 밀집사고 제도 개선 TF의 개선방안에 그 내용을 포함해서 밀집도 분석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 이동통신사와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