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프랑크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4일 정상회담을 열고 글로벌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안보 증진 등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국제사회와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독 정상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동언론발표문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의 공식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님께서 이 자리를 빌려 이태원 사고로 인한 희생자와 유가족에 다시 한번 애도를 표하고 독일 국민의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에 140주년을 맞이하는 한-독일 관계를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그간 양국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한 발전을 거듭해왔다”고 “양국이 오랜 기간 쌓아온 우정과 신뢰가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양국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과 함께 양국이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핵심 우방국으로서 공동으로 마주하고 있는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독일 양국은 핵심적인 경제 파트너”라며 “양국 간 건실한 교역·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한-독 경제협력은 수소, 디지털 전환과 같은 미래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 독일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하고, 안정적 공급망 구축과 에너지 안보 증진을 위한 경제 안보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라며 “저는 유럽 내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하고, EU 핵심 국가인 독일이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가 없도록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독일은 또한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나라로서 우리의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다”라며 “우리 양 정상은 최근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적인 중대 도발 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도 북한에 대해 “한반도 상항에 대한 우려 공감하고 연초부터 북한이 전례없는 빈도로 미사일을 발사해 지역의 긴장 고조시키고 있는데 대해 분명히 말하건대 이런 긴장 수용할 수 없다”며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고 국제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는 분명하게 탄도미사일 규탄하고 유엔안보리결의를 북한이 빨리 지키고 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한다”고도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저희는 한편으로 윤석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북한에 대한 대담한 구상을 매우 깊은 존경을 가지고 보고 있다"며 '북한은 검증가능한 불가역적 비핵화를 노력해야하고 그 부분에 있어 한국과 독일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한독 양국이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와 일상 회복을 위한 지원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양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접점을 모색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님은 오늘 서울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내일 평택을 거쳐 부산을 방문하실 예정”이라며 “부산은 한국전쟁 직후 독일 의료지원단이 활동했던 한독 양국관계에 의미가 깊은 곳인데, 대통령님의 방문을 통해 한국과 독일의 우정이 더욱 깊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공동선언문 언론 발표에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며 한국의 환대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오전에는 서울시청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