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광호 서울청장 "이태원 참사 경찰 대응 미흡 사과드려…유가족께 애도"

"현장·용산서장 보고 지연돼 사고 뒤늦게 인지"

"현장 상황 몰라 대규모 인력 투입 판단 못 해"

"보수·진보 도심집회로 인력 투입 못한 건 아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사고와 관련해 “서울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 서울경찰청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7일 서면으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청장은 “당시 현장에서의 상황 보고와 용산서장의 보고가 지연돼 사고 사실을 늦게 인지했다”며 “보고·지휘 체계 문제는 수사와 감찰 조사를 통해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사고 발생 후 1시간 21분이 지난 오후 11시 36분께 사고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은 사고 당일 오후 10시 59분께 소방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사고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김 청장에 따르면 서울청 상황실은 이후 용산경찰서에 현장 상황 파악 및 보고를 지시하고 다음날인 30일 오전 0시 2분께 경찰청 상황실로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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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청장은 ‘최초 신고를 받은 소방이 3분 만에 경찰에 공동대응을 요청하였으나, 경찰이 교통 통제 등을 위한 대규모 인력 투입 대응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에는 “교통인력이 배치되어 교통관리를 하고 있었으나, 현장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할 판단은 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당시 이태원 핼러윈 축제를 대비해 배치된 교통 경찰은 교통기동대 20명을 포함해 26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청장은 사고 당일 도심에서 개최된 대규모 진보·보수 집회로 경력이 대거 동원돼 핼러윈 데이에 동원할 경력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집회 대비 때문에 경력이 부족해 배치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며 “112 접수 이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사고 발생 전 압사를 우려하는 11건의 신고 중 4건은 근무자들이 현장에 출동해 신고 내용에 대한 조치를 했으나 사고가 발생하리라는 예견 못했고, 용산서 112상황실의 신고 장소 주변 CCTV 영상 확인 요청에 용산구청 관제센터 측에서 ‘인근 CCTV로는 현장 확인이 어렵다. 사람이 너무 많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파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태원파출소 차원에서의 보고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안전 사고를 우려하는 용산서의 보고서에는 보행자 도로난입·교통사고·마약·성범죄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었고, 해당 자료를 열람한 서울청 담당자도 보고서 내용이 일반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라 판단하고 별다른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김 청장은 사고 전 112상황실장으로부터 이태원뿐만 아니라 홍대·강남 등 주요 행사 지역에 대한 핼러윈 데이 치안 여건에 대해 지난달 27일 보고 받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현재 진행 중인 경찰청의 감찰 조사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동료 경찰관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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