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직후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소속 ‘대권 경쟁자’를 견제하며 몸 풀기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공화당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하며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의 지지율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를 화면에 띄웠다. ‘리틀 트럼프’라고 불리며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할 것으로 점쳐지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10%의 지지를 받는 반면, 자신은 71%의 지지를 얻고 있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디 샌티스 주지사를 ‘론 디생터모니어스(DeSanctimonious)’라고 비꼬았다. '믿음이 두터운 체하다', '신성한 체하다'는 의미의 형용사인 'sanctimonious'를 활용한 별명을 붙이면서 디샌티스 주지사를 사실상 공격한 것이다.
그는 앞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최근 조 오디 콜로라도 상원의원 후보를 지지하자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큰 실수"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해도 공화당 유권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는 전 폭스뉴스 앵커의 발언도 공유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에 대한 지원 유세를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루비오 의원의 지지세가 강하기 때문에 이 지원 유세는 디샌티스 주지사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에 재선에 도전하는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도 플로리다에서 자신의 선거 유세를 계속했다. 그는 최근 재선 시 임기를 다 채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 답변하지 않았다.
디 샌티스 주지사는 7월 에머슨대의 차기 공화당 대선후보를 묻는 여론 조사에서 2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당시 55%)과는 여전히 큰 격차다. 그러나 디샌티스 주지사 외에는 다른 잠룡은 한 자릿수 지지율 수준을 보이고 있는 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 대한 수사로 사법 리스크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디샌티스 주지사를 대안으로 보는 시각도 일부 있다.
이르면 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본격 견제에 나선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