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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기부자, 더욱 스마트해지고 더욱 집요해진다

기부도 투자처 보듯 꼼꼼하게….수혜자들 경제적 자립에 초점 맞춘 ‘임팩트 후원’ 등장

사진 설명. 컨선월드와이드 생계자립사업 중 하나인 극빈졸업 프로그램 (컨선월드와이드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캡쳐)사진 설명. 컨선월드와이드 생계자립사업 중 하나인 극빈졸업 프로그램 (컨선월드와이드 홈페이지 및 인스타그램 캡쳐)



기부자들이 변하고 있다. ‘불쌍한 00를 도와주세요’와 같은 막연한 메시지에 더 이상 공감하지 못한다. 이 기부금이 어디에 쓰이는 것을 넘어, 이 기부를 통해 수혜자가 어떻게 변화하고, 지역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명확히 알기 원한다. 기부도 사회적 투자 개념을 적용하는 것이다. 근로소득만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워진 현실 속에서 투잡, 재테크 등에 몰입하는 MZ세대는 기부를 할 때에도 투자처를 보듯 명확한 사업계획과 목표를 따져보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실제 모금단체의 모금사업 현황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국내 대형 NGO중하나인 굿네이버스 정기회원의 후원 사업 선택 변화를 살펴보면, 2014년 90%에 육박하던 1:1 해외아동결연사업이 2021년에는 50%대까지 줄고 해외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의 후원비율은 40%까지 상승했다. 막연하게 해외아동에 기부된다는 결연기부보다, 해외아동과 지역사회의 변화 목표를 계획적으로 보여주는 ‘프로젝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의 기아와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컨선월드와이드는 ‘극빈졸업’ 이라는 컨셉으로 빈곤지역에 원조 방식의 기부가 아닌, 경제적 자립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긴급구호나 특정 캠페인 외 일반 정기후원 시 생계자립분야를 선택하면 해당 프로그램을 포함한 생계자립사업에 기부가 가능하다.

빈곤지역 주민의 경제적 자립과 지역사회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임팩트 사업’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비영리 기관도 있다.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재단은 빈곤지역 사업국에 사회적기업,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운영 지원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및 사회적 임팩트를 추구하는 국제개발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빈곤지역 주민들이 농업, 소상공업 분야 등의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등을 직접 운영하는 경제적 활동을 통해 소득을 벌수 있도록 자립역량을 지원한다. 그리고 향후에는 지원 기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소득을 벌 수 있는 자립을 목표로 지속가능한 자립 기반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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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 재단은 빈곤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자립활동을 알리고 기부자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임팩트 후원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역개발사업이라는 광범위한 분야를 후원하는 것과는 달리, 3개 국가에서 실행 중인 특정 소득증대프로젝트를 기부자가 직접 선택해 후원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해당 사업들은 모두 빈곤지역 주민들의 가구 소득증대와 동시에 친환경 농법 도입 등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역개발사업을 통해 빈곤지역의 지속가능한 자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 설명.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재단의 임팩트 후원 캠페인 (제공.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사진 설명.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재단의 임팩트 후원 캠페인 (제공.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MZ세대 기부자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정제된 언어의 딱딱한 보고서보다는 가벼운 언어로 자주 소통하길 원한다는 점이다. 특히 SNS가 삶의 일부인 MZ세대의 기부자들은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의 이야기에 더 공감하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MZ세대는 자신이 기부 혹은 참여행동이 수혜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일으켰는지 알고 싶어한다. 모금단체에서 1년에 한번씩 전달해주는 간략한 보고서보다 시시 때때로 일어나는 상황과 변화 과정을 SNS로 확인하고, 참견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들은 모금단체의 활동에 즉각적으로 ‘공감’하고 ‘소통하고 있다’고 느끼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행동(온라인 서명, 오프라인 참여행사, 소액 기부 등)에 나선다.

이에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의 ‘임팩트 후원’ 캠페인 페이지에서는 후원자가 후원 사업의 시작 및 현재 단계의 진행 과정과 후원 사업이 가져올 사회적, 경제적 임팩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한 모든 후원자들에게 현지 수혜자에게 후원금이 전달되는 과정부터 사업 수행 진행과정 및 결과 등 각 후원 사업의 진행 소식이 3개월마다 SNS를 통해 공유되기 때문에, 후원자는 자신의 기부금이 프로젝트에 어떻게 쓰이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MZ세대 기부자들은 더욱 스마트해지고, 더욱 집요해지고 있다. 모금단체에게도 이러한 기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 노력에 맞춰 다양한 성격의 기부 방식이 요구되고 있다. 모금단체들은 사업수행 뿐만 아니라 더욱 투명하고 구체적인 소통방식을 통해 미래 기부시장의 주축이 될 MZ세대와 더욱 활발한 소통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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