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두 달여 만에 2400 선을 돌파하며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국내 기관투자가들까지 매수에 가세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그동안 낙폭이 컸던 대형주 위주로 매수가 이어졌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긴축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에 환율이 안정된 것이 상승 배경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보다 25.37포인트(1.06%) 오른 2424.41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2거래일 연속 1%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코스닥 역시 1.27포인트(0.18%) 상승한 714.6을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증시 상승의 배경에는 안정적인 원·달러 환율 흐름과 국채금리 하락 등이 있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원 10전 내린 1364원 80전에 마감하며 2거래일 연속 1300원대를 유지했다. 특히 중국 CPI가 예상보다 낮은 2.1%를 기록한 점, 미국 중간선거 결과 예상대로 공화당 우세에 긴축 정책이 일부 완화되는 한편 시장 개입이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정치의 경제 개입으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싫어한다”며 “조 바이든 정부는 세금을 올리는 등의 시장 간섭이 많았는데 레드 웨이브가 나오면 정책들이 수정 보완될 수밖에 없어 예측 가능성이 많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나흘 연속 쌍끌이로 지수를 이끌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4153억 원, 기관은 3482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이 10월 이후 한 달 넘게 순매수 행진을 이어오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도 최근 가세했다.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나흘 동안 1조 1622억 원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미국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과 중국에서의 투자 자금 이탈,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전기전자·화학·유통·기계 업종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운송장비·보험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을 담았다.
기관과 외국인은 공통적으로 낙폭이 크다고 평가받는 대형주 위주로 매수에 나섰다. 시가총액 10위 종목 중에서는 LG화학(051910)(3.4%)의 상승 폭이 컸다. 삼성전자(005930)는 9월 30일 5만 1800원까지 떨어졌는데 이후 외국인들이 2조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9일 6만 2000원에 마감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총 순매수(5조 3000억 원)의 40%가 삼성전자였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8만 원 붕괴 위기에서 외국인의 러브콜로 8만 8000원에 마쳤다. 카카오(035720)그룹주는 외국인의 순매도에도 개인과 기관이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카카오페이(377300)는 전날 대비 7.5%, 카카오뱅크(323410)는 7.16% 각각 급등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최근 8거래일 중 7거래일 상승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 기간 39.3%, 카카오뱅크는 46.3% 급등했다. 다만 증권가는 카카오그룹에 대해 여전히 평가 가치가 경쟁사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 발표보다는 10일 미국 CPI 결과를 더 큰 변수로 보고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중간선거 전후로 주가 움직임이 좋지만 지금 주식시장과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며 “미국의 CPI 결과가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 물가가 좀 꺾이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