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노 웨이브’에 흔들리는 공화…"이게 다 트럼프 때문"

책임론 불거진 트럼프…"더 이상 당의 얼굴 안돼"

'트럼프 키즈' 자질 논란 휩싸여 부정적 영향

30차례 지원 유세 오히려 역효과 본 듯

측근들이 대선도전 선언 연기 설득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중간선거 결과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레드웨이브(공화당 압승)’를 기대했지만 민주당에 밀려 진땀승을 거둔 공화당이 자중지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고전한 것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비판이 분출해 공화당의 2024년 대선 경선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간선거에서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 든 공화당 안팎에서 곧바로 트럼프 전 대통령 책임론이 불거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기간 동안 30차례가량의 대대적인 지원 유세를 벌인 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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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소속 제프 덩컨 조지아주 부지사는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들이 (선거에서) 고전한 것은 당이 양질의 후보와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키즈’ 중 한 명인 공화당의 조지아주 상원의원 후보 허셸 워커가 과거 여자친구의 낙태를 종용한 사실이 알려지는 등 자질 논란에 휩싸인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의 지지를 받지 않았지만 조지아 주지사로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공화당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의 사례는 트럼프 책임론에 무게를 더했다. 트럼프에 비판적인 공화당의 애덤 킨징어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이제 공화당 미래 사전에서 트럼프 일가를 퇴출해야 할 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해온 정치권 인사들도 공화당에 ‘탈(脫)트럼프’를 조언하고 나섰다. 하원의원 14선의 정치 원로인 피터 킹 전 의원은 “트럼프는 더 이상 공화당의 얼굴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폭스뉴스와 뉴욕포스트 등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 산하의 보수 성향 매체들이 일제히 차기 대선 경선에서 트럼프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재선 소식을 집중 보도하자 이들 매체가 트럼프 전 대통령 대신 디샌티스를 밀어주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CNN비즈니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치고 공화당의 지도자로 디샌티스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머독이 명확히 한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예상과 다른 선거 결과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CNN은 그의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두에게 소리를 지르며 ‘후보들이 문제였다’고 화를 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15일로 예고한 대선 재도전 선언을 늦추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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