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대전교구 김규돈 신부가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염원한다는 글을 올려 사제직을 박탈당한 가운데 천주교 신부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전용기에서 추락하기를 기도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천주교 대전교구 박주환 신부는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도2’라는 문구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대통령 전용기에서 추락하는 합성 사진을 올렸다. 해당 사진에는 ‘기체 결함으로 인한 단순 사고였을 뿐 누구 탓도 아닙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등의 글귀가 삽입됐다.
박 신부는 전날 ‘기도1’이라는 글을 게시하며 대통령 전용기가 이륙하는 사진을 첨부했다. 이 사진에도 ‘비나이다~ 비나이다~’, ‘간절히~ 비나이다~’ 등의 문구가 실렸다.
일부 누리꾼이 “이런 형편없는 사람이 신부라고”, “당신만 지옥에 떨어져라. 신자들까지 지옥으로 이끌지 말고”, “이런 사람이 사제라는 것에 자괴감이 든다. 신자라는 사실이 부끄럽다” 등 댓글을 달며 그를 비판했으나, 박 신부는 이 같은 지적에 “반사”라는 답글을 달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논란이 확산되었으나 박 신부는 14일 댓글과 문제의 답글을 모두 캡처해 올린 뒤 “반사”라고 적고 눈물을 흘리며 웃는 이모티콘을 붙였다.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박 신부는 지난 5일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라는 단체가 서울시청 일대에서 개최한 ‘이태원 참사 추모 시민촛불’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 신부는 지난 11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용산경찰서정보계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을 두고 “경찰 분들! 윤석열과 국짐당(국민의힘)이 여러분의 동료를 죽인 것입니다. 여러분들에게는 무기고가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라고 해 논란이 됐다.
한편 박 신부는 대통령 전용기 관련 게시물이 논란이 되자 14일 오후 일부 글을 삭제하고 “집중공격 시작 희생양을 찾고 계시나 보지요?”라는 글을 새로 올렸다. 현재 박 신부의 페이스북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전용기 추락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던 김규돈 성공회 신부는 이날 면직 처분을 받았다. 김 신부는 윤 대통령 순방과 관련 “암담하기만 하다.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며 “인터넷 강국에 사는 우리가 일시 정해서, 동시에 양심 모으면 하늘의 별자리도 움직이지 않을까”라고 올렸다.
해당 글이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김 신부는 뒤늦게 사과했다. 그러나 성공회 측은 즉각 “교회적 정서에서 벗어나 성직자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김 신부를 면직 처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