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흥망성쇠는 우수 인재 확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경쟁력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과 일본의 점진적인 쇠락은 고등교육 분야의 경쟁력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가 국가 경쟁력을 높여나가려면 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고등교육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14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교육 경쟁력은 63개국 중 29위로 전년도에 비해 1계단 올라섰다. 초·중등 분야의 경쟁력은 높게 나타난 반면 대학·경영 교육은 46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국내 대학들도 2000년대 들어 교육·연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 각종 평가에서 순위를 끌어올렸으나 영미권 대학과는 여전히 현격한 격차를 보이고 있고 중국 대학에도 크게 밀리는 상황이다.
영국 대학 평가 기관인 타임스고등교육(THE)의 2023년 세계 대학 순위에서 중국은 12개(홍콩 5개 대학 포함)가 100위권 안에 들었지만 한국은 서울대·연세대·KAIST 3곳에 그쳤다. 일본은 도쿄대·교토대 2곳에 불과했다. QS 평가도 양상이 비슷하다. 중국은 홍콩을 포함해 10개 대학이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6곳과 5곳이었다.
중국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베이징대와 칭화대 정도가 ‘톱클래스’ 대학으로 꼽혔으나 최근 들어 푸단대·상하이교통대·저장대·난징대 등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로 치면 지역 거점 국립대에 해당하는 대학을 각 성(省)에 하나씩 정한 뒤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한 결과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장은 “지정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단층 지대에 있는 우리나라가 중국의 속국이 되지 않으려면 서방세계가 포기할 수 없는 인적자원과 산업을 가져야 한다”면서 “세계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는 대학을 키우려면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