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광저우서 '질식 방역'에 수백명 시위… 심상치 않은 中 민심

트위터 캡쳐트위터 캡쳐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고강도 방역 조치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는 이례적으로 폭력 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계속되는 방역 일변도 기조에 성난 중국의 민심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15일 광저우 하이주구(區)에서 성난 군중이 전날 밤 바리케이드를 넘어뜨리고 부수며 거리 행진을 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담은 영상이 트위터에 널리 퍼져나갔다고 전했다. 트위터에서 '광저우 폭동'을 검색하면 지난 13∼14일 성난 군중이 시가행진을 펼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주민들이 바리케이드를 쓰러뜨리고 방역 요원들에게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중국에서는 트위터 접속이 차단돼 있다.



해당 시위가 벌어진 곳으로부터 약 1㎞ 떨어진 곳에 산다는 주민 쳇 씨는 로이터에 "어젯밤 분위기가 꽤 살벌했다. 모두가 집 문이 제대로 잠겨있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톡방과 소셜미디어에 해당 시위 관련 영상과 사진이 넘쳐났다고 밝혔다. 자신이 사는 주거 단지가 약 20일간 봉쇄 상태라는 그는 "그런 일이 나와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니 정말 속상했다"며 "어젯밤 시위 영상을 보고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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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통신은 전날 밤부터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하이주구 시위 영상이 사실임을 확인했다면서 "수백명이 방역 정책에 반대하며 경찰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거리로 나온 수백명은 주민들의 이동을 막기 위해 봉쇄 지역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부숴버렸다"며 "시위대는 '검사는 그만!"이라고 외쳤고 일부는 경찰에 (바리케이드) 잔해를 집어 던졌다"고 전했다. AFP는 "또 다른 영상에서는 하이주구와 이웃 지역을 가르는 수로를 헤엄쳐 건너려는 한 남성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봉쇄 지역을 탈출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오전 현재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광저우 하이주구 폭동', '하이주 폭동' 같은 해시태그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관련 영상은 사라졌다.

광저우에서는 지난 14일 신규 감염자가 5124명 발생하는 등 최근 감염자가 폭증하고 있으며 그중 하이주구는 지난달 말부터 봉쇄된 상태다. 이번 시위는 하이주구에 대한 봉쇄가 16일까지 연장된다는 게 알려진 후 벌어졌다. 인구 1800만 명의 광저우시는 지난주 9개 구에 대한 전수 검사를 개시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황쿤밍 광둥성 당 서기가 전날 저녁 "가능한 한 빨리 지역 사회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하라"고 관리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제로 코로나' 정책 아래 3년 가까이 엄격한 사회적 통제가 가해지면서 중국 주민들의 분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중국 당국이 입국자에 대한 격리 기간 축소 등 일부 방역 정책을 완화하고 있음에도 봉쇄가 풀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식량 부족과 적시에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하는 것 등은 봉쇄 지역 주민들이 제기하는 최대 불만"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에는 광둥성 선전시에서 갑자기 봉쇄가 발표되자 주민들이 "봉쇄를 해제하라!", "자유를 달라!"며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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