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단독] 속도 내는 '먹톡' 방지법…CP·암참은 "반대"

야당 주도 과방위 법안소위 통과

방통재난관리에 네카오 포함 추진

암참 "韓 데이터산업 악화 우려"

인터넷기업協 등 곳곳서 반발 거세

2년만 재추진에도 통과 쉽잖을 듯


카카오(035720) 먹통 사태로 데이터센터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관련 법 개정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2020년 법안 개정 당시 네이버와 카카오가 ‘과도한 이중 규제’라며 반발해 법안 통과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초유의 먹통 사태 분위기를 타고 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규제 강화가 가시화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콘텐츠제공업체(CP)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개정안에 반발한 것으로 나타나 향후 국회 통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2소위)를 열고 총 5건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2소위원장을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은 가운데 여당은 2소위원장 결정을 야당이 독단적으로 처리한 데 항의하며 전원 불참했다. 조승래 의원과 박성중·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먹통’ 사태가 일자 각각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방송통신재난 관련 의무를 부여받는 주요방송통신사업자를 카카오, 네이버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 등 2건을 발의했다.



한편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자료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석부회장사로 있는 인터넷기업협회는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SK C&C 등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를 주요방송통신사업자에 포함하는 것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인터넷기업협회는 “데이터센터 운영 사업자와 부가통신사업자를 주요방송통신사업자와 동일한 규제 대상으로 보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주파수와 같은 희소자원이 아닌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며 인터넷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또 “이미 정보통신망법에 재난에 대비해 조치를 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방송통신발전법에도 유사한 내용을 둬 입법 실효성에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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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020년 5월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개정을 통해 네이버, 카카오 등도 관리 대상에 넣으려 했다. 하지만 인터넷기업협회는 당시에도 똑같은 근거를 내세우며 반대해 소관 상임위인 국회 과방위는 통과했지만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로비에서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오승현 기자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로비에서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오승현 기자


특히 이번에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도 네이버, 카카오의 반대 의견에 가세했다. 암참은 국회 과방위에 보낸 의견서를 통해 “서버의 구성은 사업자의 자율과 시장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카카오 먹통 사태로 새로운 규제가 필요한지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일본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개정안에 담긴 규제가 매우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한국 데이터산업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가통신사업자가 단순히 많은 이용자가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공공적 성격을 띄는 주요방송통신사업자처럼 공적 의무를 부담하라는 것은 형평에 매우 반하는 규제”라며 반발했다.

이러한 암참의 의견 표명은 자체 데이터센터를 전 세계에 수십 개 보유하고 있는 대형 테크 기업들 영향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 구글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GCP)이라는 이름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하고 있다.

카카오 먹통 방지법이 입법 첫 관문인 국회 과방위 법안소위 문턱을 넘으면서 최종 통과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과방위 관계자는 “2년 전에도 과방위 통과 뒤 법사위에서 막혔던 만큼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어쨌든 카카오 먹통 사태가 터져 통과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강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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