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20년만에 연극 도전' 류정한…"지금 아니면 할 수 없겠다 생각"

'맥베스 레퀴엠' 제작발표회

국립정동극장 내달 개막

'셰익스피어 고전' 현대적 재해석

"역대 가장 찌질한 멕베스 될 듯"


국립정동극장이 배우 한 명을 특별히 선정해 그의 철학과 인생을 담는 작품을 만드는 기획공연 ‘연극시리즈’의 두 번째 주자로 류정한의 ‘맥베스 레퀴엠’을 다음 달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으로 20여년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오르는 배우 류정한은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연극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 큰 용기를 냈다”며 “역대 맥베스 중 가장 찌질한 혹은 인간적인 모습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국립정동극장은 15일 ‘맥베스 레퀴엠’의 제작발표회를 열어 다음 달 1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공연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류정한의 연극 도전으로, 그는 “어릴 적부터 연극에 대한 경외심이 있었다”며 “주변에 연극을 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고 제의도 많았지만 스케줄 문제도 있고 겁도 나서 잘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던 차 국립정동극장에서 제안이 왔고, 2020년경 출연을 수락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등으로 미뤄진 끝에 이제야 선보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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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격인 ‘맥베스’는 이른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로서 400년 넘게 다양한 장르로 나온 고전으로, 제작진은 현대적 시선을 담아 새로운 맥베스를 만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박선희 연출가는 “단순히 광기 어린 무서운 맥베스가 아니라 자기를 파괴하는 불쌍한 남자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경부터 중세 스코틀랜드가 아닌 1920년대 스코틀랜드 인근의 재즈바로, 느와르 느낌이 강한 현대적 배경으로 탈바꿈했다. 맥베스와 부인 올리비아를 제외한 극중 모든 배역이 원작의 세 마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되며, 뮤지컬처럼 노래도 부른다.

류정한은 “50대가 되니 맥베스를 조금 알 것 같다”며 “이 나이가 되니 맥베스 캐릭터에 담긴 공허, 결핍, 욕망 등 여러 가지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떻게 하면 맥베스를 통해 지금 시대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누구나 맥베스처럼 욕망에 사로잡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 맥베스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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