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규제에…中 반도체 생산 27% 급감

10월 소비위축·수요 둔화 겹쳐

25년만에 월간 기준 최대 낙폭

연합뉴스연합뉴스




중국의 10월 반도체 생산량이 ‘역대급’으로 감소했다. 중국 내 소비 침체와 글로벌 수요 둔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중국의 10월 반도체 칩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한 225억 개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관련 집계가 시작된 1997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낙폭이다. 종전 최대 낙폭은 올 8월의 24.7%였다. 10월 생산량은 상하이시 전체가 봉쇄됐던 4월 생산량(259억 개)보다도 작은 규모이며 10월까지의 누적 생산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3% 줄어든 2675억 개에 그쳤다.

이는 중국 내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글로벌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0월 초 국경절 연휴 이후 신장위구르·네이멍구자치구, 광둥성, 허난성 등 각지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가 이뤄져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반도체 생산 급감은 중국의 수출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10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0.3% 줄어든 2983억 7000만 달러(약 418조 원)를 기록하며 29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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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는 최근 소비자들의 전자제품 수요 약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11일 콘퍼런스콜에서 자오하이쥔 SMI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갑을 열지 않고 있어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기업들이 신규 주문을 꺼린다”고 말했다. 리서치 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3분기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7000만 대로 1년 전보다 11% 줄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도 지속되고 있어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 회복에는 시간이 더욱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미 행정부가 반도체 생산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기업 31곳을 이르면 다음 달 6일 ‘수출통제명단(entity list)’에 포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슈 액설로드 미 상무부 차관보는 이날 한 행사 연설에서 YMTC 등 31개사에 대해 “12월 6일까지 최종 확인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수출통제명단에 올라갈 수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미 상무부는 첨단 반도체와 슈퍼컴퓨터·인공지능(AI) 반도체, 특정 반도체 장비 등의 중국 수출 통제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 기업 31곳을 ‘미검증 명단’에 올려 잠정적인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하고 60일간의 검증 절차에서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의 최종 소비자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미 정부에 제공해야만 명단에서 뺄 방침이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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