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 병목현상의 참사 막으려면 장애물을 두라

■자연은 협력한다

디르크 브로크만 지음, 알레 펴냄






수백 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이동하는 물고기 떼의 움직임은 중앙 컨트롤 타워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순조롭다. 주변 물고기의 움직임을 따르는 것에 불과한, 사회적 힘의 결과다. 사람의 움직이는 경우 ‘병목현상’이 발생하면 꾸준히 앞으로 나가기 어려운 층류단계, 발걸음을 멈추는 정체단계가 오고, 무질서 속에 참사를 일으키기도 하는 ‘군중 난류 단계’가 나타난다. ‘헬빙의 사회력 모델’에 따르면 이럴 때 비상구 1m 앞에 장애물을 세워두면 군중이 저절로 두 갈래로 나뉘어 번갈아 빠져나가기에 대피 속도가 더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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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훔볼트대 생물학연구소 교수인 저자가 ‘복잡계 과학’을 활용해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위기를 설명했다. 복잡계 과학은 겉으로 보기에 무관해 보이는 자연현상과 사회현상의 연결 고리를 찾는 학문 분야다. 이를테면 야생동물 생존과 포퓰리즘을 연결하고, 순조로운 동물의 집단행동과 달리 잘못된 투표를 하고 마는 집단 의사결정의 맹점을 짚는다. 대형산불이 번지는 원리를 적용해 잘못된 정보와 음모론, 전염병에 왜 더 빨리 퍼지는지를 설명하기도 한다. 더 큰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모든 것을 연결해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한 이유다. 책은 적자생존의 경쟁을 벌이는 인간과 달리 협력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2만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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