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COP27 하루 연장… '손실과 피해' 합의 교착 타개할까

기후 재난 덮친 개도국, 절박한 촉구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달라”

‘손실과 피해’ 의제 포함 이후 논의 멈춰

美 · 中 등 온실가스 배출 주범 국가의 침묵

“세상이 불에 타고 물에 잠겨 죽고 있다”

16일(현지 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행사장에서 환경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16일(현지 시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행사장에서 환경운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7)의 폐막일이 당초 예정됐던 18일(현지 시간)에서 하루 연장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17일에 공개된 총회 합의문 초안에 실질적인 방안 논의가 담기지 않아 빈손으로 마무리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던 중 폐막일이 연기되며 당사국 간 논의가 막바지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번 총회에서 처음으로 공식 의제에 ‘손실과 피해’가 포함됐지만, 선진국의 미온적 태도로 지지부진한 대화가 이어진 결과 기약 없는 ‘맹탕’ 합의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앞서 공개된 초안에는 석탄 발전의 단계적 감축 및 비효율적 화석연료 보조금 지급 단계적 중단이 담겼다. 이는 지난해 총회 (COP26)에서 이미 채택된 조약에 포함된 내용이다. 초안은 2015년 파리협정 당시 제시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의 중요성도 되풀이했다. 개발도상국이 요구했던 손실과 피해 (해수면 상승·태풍·폭염 등 기후 변화에 따른 경제적·비경제적 손실 비용) 지원 기금의 조달 방법, 달성 기한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CNN은 “대부분의 선진국이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만 2년이 걸릴 것이라며 ‘2024년까지 합의 여부 결정’을 제안한 것 외에 어떠한 공식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금 조달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향후 손실과 피해에 대한 법적 정의, 구체적 비용 추산과 책임 범주 결정 등의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의제로서 ‘언급’한 것 외에 어떤 진전도 이루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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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탈석탄’에서 한 발짝 나아가 석유와 천연가스 등 모든 화석연료 사용 중단 또는 감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지속해서 제기됐지만, 초안에는 해당 내용 역시 담기지 않았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COP27에서 연설하고 있다. 룰라 당선인은 이날 브라질이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기후변화 개선을 위한 각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AFP연합뉴스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COP27에서 연설하고 있다. 룰라 당선인은 이날 브라질이 기후위기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기후변화 개선을 위한 각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AFP연합뉴스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 선 채 COP27에 기대를 걸고 있던 개도국과 신흥국들은 실망감과 분노를 표출했다. 77개 개도국 연합체(G77)의 파키스탄 대표인 나빌 무니르는 “만약 우리가 손실과 피해에 대해 합의하지 못한다면 이번 COP27은 성공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역시 “이론적 논의만 끝없이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수몰 위기 직전인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의 랄프 레겐바누 기후변화장관은 기금 문제에 대한 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G77국가들은 COP27에서 퇴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7일(현지 시간) COP27 개회식서 연설하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EPA연합뉴스7일(현지 시간) COP27 개회식서 연설하는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EPA연합뉴스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로이터에 “여전히 초안에 미흡한 점이 많아 엄청난 작업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논의를 계속할 것이며 COP27이 종료되기 전에 공통점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여러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도 연설에서 “전 세계에서 목격되는 손실과 피해의 규모를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세상이 우리 눈앞에서 불에 타고 물에 잠겨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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