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펫·긱노동자 전문 보험 등장"…20년 만의 보험 규제 완화 나선다

금융위, '보험분야 규제개선 방안'

1사 1라이선스 허가제 유연화 등

화상통화·하이브리드 방식 보험 모집 규제 완화

보험사 파생상품 투자 전면 허용

채권 발행 한도에 차환용 제외

21대 국회 통과 목표…추가 규제 완화도 추진





그동안 같은 보험그룹 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 한 곳만 둘 수 있던 1사 1라이선스 허가제가 사실상 사라진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이나 소액 단기 보험 등 특화보험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됐다. 디지털 금융 시대를 맞아 화상통화를 통한 보험모집 규제도 완화된다. 보험사의 파생상품 거래한도를 폐지하고 차환 목적의 채권은 발행 한도 규제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정부가 20여년만에 보험사 속을 태우던 보험관련 주요 규제를 완화하기로 나서면서 보험업계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보험분야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우선 디지털 금융 시대에 걸맞는 특화 보험회사의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1사 1라이선스' 허가 정책을 유연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동일 보험그룹 내 생보사와 손보사 각 1곳만 진입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그룹 내 기존 보험회사가 있는 경우에도 상품별 특화 보험사가 추가하려고 할 경우 전향적으로 허가할 방침이다. 이럴 경우 현재 보험그룹들이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사나 긱워커(초단기 노동자)를 위한 보험사 등 특화 보험사를 기존 생보나 손보사 외에 추가로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된다. 상품특화 보험사에 대해서는 전속설계사 규제도 완화한다. 현재 설계사는 본인이 전속된 회사의 상품만 모집할 수 있는데 앞으로는 전속된 회사의 자회사 상품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화상통화, 전화(TM)와 온라인(CM)이 결합된 형태의 대면과 비대면 성격이 융합된 방식의 보험모집도 허용된다. 금융위는 대면과 비대면이 융합된 모집방식에는 규율체계가 없어 비대면 채널의 규제를 적용했는데 앞으로는 비대면 모집에 비해서는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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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보험회사가 파생상품을 통해 금리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현재 총자산의 6%로 제한하고 있는 파생상품 거래한도 제한도 폐지하기로 했다. 또 채권 차환 발행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한도초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차환 발행시에는 자기자본의 100%로 규정돼 있는 채권 발행 한도 제한도 한도의 예외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외에 소비자 피해가 없어도 일률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해 온 기초서류 준수 의무 위반 등 과징금 부과기준을 정비하고 단순 질의나 직원 불친절 상담 등 단순 민원은 보헙협회도 취급해 신속한 민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보험사들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보험상품과 연계해 사고 발생 위험을 경감하는 사전 관리형 상품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주택화재보험 가입자에게 가스누출 감지 제품을 경품으로 제공하거나 펫보험 가입자에게 반려동물용 구충제를 제공하는 식이다.

금융위는 21대 국회 제출과 통과를 목표로 이번 방안을 반영한 관련법 개정안 마련 등 후속조치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이번 방안에 포함되지 않은 과제에 대해서도 검토 후 추가적으로 포함시킬 방침이다.

이럴 경우 2003년 보험업법이 전면 개정된 이후 20여년 만의 가장 큰 규모의 보험업계 규제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도 반기는 분위기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동안 보험업계가 요청해왔던 규제 완화가 포함된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추가적인 규제 완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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