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12억 亞 인구 '수해 위험'… "급속한 도시화로 지반 침하 심각"

닛케이, 로드아일랜드대 연구 결과 보도

中 톈진선 매년 5㎝ 이상 지반 침하

지난 9월 폭우로 차오프라야강이 범람한 영향으로 도시가 침수된 태국 수도 방콕에서 한 여성이 학생들이 올라 탄 오토바이를 밀고 있다. EPA연합뉴스지난 9월 폭우로 차오프라야강이 범람한 영향으로 도시가 침수된 태국 수도 방콕에서 한 여성이 학생들이 올라 탄 오토바이를 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과 인도네시아·방콕 등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개발로 인한 지반 침하로 인구 약 12억명이 수해 위험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일 미국 로드아일랜드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연구팀이 2015년∼2020년 세계 99개 도시의 지반 침하 속도를 인공위성으로 측정한 결과, 상위 20개 중 17개 도시가 아시아였다. 중국 톈진(天津)이 연 52㎜로 지반 침하가 가장 심했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34㎜)와 방콕(17㎜) 등 동남아 주요 도시도 상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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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연간 2㎜ 수준인데 비해, 지반 침하 속도는 이보다 5배에서 최대 20배 빠르다는 점이다. 이는 해당 도시들이 물에 잠길 확률을 더욱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 연구팀이 내린 결론이다. 실제로 지난달 초 태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차오프라야강이 범람해 수도 방콕 근교의 사원과 주택이 침수됐다. 어른 허리 높이까지 침수된 지역도 있었느데 현지 주민들은 “예년의 2~3배 높이였다”고 증언했다.

로드아일랜드대 매트웨이 준 교수는 “(지반 침하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시아 대도시는 대체로 연안이나 하천 저지대에 있어 연간 수㎝의 침하라도 방치하면 침수 피해가 확대된다. 예컨대 자카르타는 면적의 60% 이상이 해수면 아래 저지대다.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자카르타 북부는 2025년까지 해수면 4∼5m까지 침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은행은 지난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세계에서 수해 위험에 노출된 인구는 18억명 이상이고 이 중 70%인 12억4000만명이 아시아의 동부와 남부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서는 정책적 수단이 효과가 있다"며 "도쿄에서도 고도성장기인 1950∼70년대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인 연 20㎝의 침하가 기록된 지점이 있었지만, 법률과 조례로 지하수 취수를 제한해 침하를 거의 억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지반 침하를 막고 수해에 강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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