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수도 베이징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최고 수준의 방역 조치로 안전지대로 평가됐으나 최근 방역 정책 완화 이후 감염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중국 내 의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료 시스템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0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31개 성·시 자치구의 신규 감염자가 2만 4215명(무증상 2만 2011명)으로 집계됐다. 나흘 연속 2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지만 18일 2만 5129명, 19일 2만 4263명에 이어 다소 줄어드는 상황이다.
반면 수도 베이징은 이날 621명으로 역대 최대 감염자가 발생했다. 17일 434명, 18일 466명, 19일 515명 등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베이징일보에 따르면 19일 베이징에서 87세 남성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 코로나19로 공식 사망한 사례가 발생한 것은 5개월 24일 만이다.
감염자가 폭증하자 베이징시는 주민들에게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19~20일 주말에 식당 내 취식을 금지하고 배달과 포장 주문만 받도록 했다. 아예 문을 닫은 식당도 많다. 목욕탕·PC방·헬스장·수영장 등도 영업을 중단하게 했고 공원과 관광지 등은 관람 인원을 50%로 제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의료진과 보건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할 경우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의료 체계 구축보다는 봉쇄 위주의 정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우한의 한 공립병원 의사는 “대량 감염 사례에 직면하면 의료 시스템이 마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옌 홍콩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대규모 발병이 나타나면 중국 병원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노인 환자의 유입으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시좡족자치구의 한 소도시 간호사는 “병원에 대규모 환자 유입을 처리할 인력이나 장비가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