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하지 않기로 했다. 5월 10일 취임 후 6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은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 회의 등 비공개 내부 일정을 제외하면 별다른 공식 일정이 없다. 윤 대통령이 외부 일정, 여름 휴가, 10·29 참사 국가 추모기간 등을 제외하고 자의적으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출근길 문답으로 지지율이 떨어진다고 당장 그만두라는 분들도 많이 계셨지만 도어스테핑은 제가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한 적 있다.
앞서 18일 도어스테핑 때 MBC 기자가 집무실로 돌아가는 윤 대통령을 향해 “MBC가 무엇을 악의적으로 (보도)했다는 거냐”고 물었지만 윤 대통령은 답하지 않고 집무실로 들어갔다. 이를 놓고 이기정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이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하자 두 사람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언급한 '불미스러운 사태'는 이 사건을 뜻한다.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을 하던 청사 1층 로비에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벽을 세웠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취재하는 기자들과 도어스테핑을 하던 곳으로 1층 기자실 출입문에서 불과 20여 m 떨어진 지점이다. 이후 불투명 유리로 된 벽을 세워 공간을 구분할 방침이다. 이 경우 청사 1층 내부에서 현관 및 외부를 볼 수 없게 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오전 9시1분께 용산 청사로 출근했다. 1층 로비에 설치된 가벽 때문에 윤 대통령의 출근 모습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