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촌부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7월 11일 방콕 인근 도시 촌부리에 대규모 스마트시티를 건설해 2조 밧(약 75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관련 위원회를 열어 확정했다. 이는 태국의 연간 국내총생산액의 10분의 1이 넘는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이지만 쁘라윳 총리는 이 프로젝트에 이미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로봇·헬스케어·물류 기업 등이 투자 의사를 밝혔다며 성공을 자신했다. 그러면서 되레 2032년 완성을 목표로 한 스마트시티를 통해 2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1조 2000억 밧(약 45조 5000억 원)의 고용 효과를 얻어내겠다고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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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부리는 방콕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유서 깊은 해안 도시다. ‘물의 도시’를 의미하는 촌부리는 아유타야왕조(1350~1767) 시절에 도시로 조성됐다. 연평균 기온은 섭씨 영상 27.8도, 강수량은 1364㎜로 기후가 온화하고 쾌적해서 관광지로 유명하다. 1960년대부터는 제조업의 중심지로도 각광 받고 있다. 해변 휴양지 방샌(Bangsaen)은 이 지역 최고의 관광 명소로 꼽힌다. 주요 유적으로 왓 삼 욧과 왓 야이 인타람 사원 등이 있어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바로 이 점을 주목해 태국 기업 아마타그룹은 4~5년 전부터 미래 도시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이곳 메디타운에 병원, 대학, 의료 기기 제조사, 제약사, 연구개발(R&D), 웰빙 분야 기업들을 입주시키겠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19일 쁘라윳 총리를 만나 촌부리주에 세계적 수준의 암치료센터를 건설하는 사업 등을 태국과 공동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태국 민간 기업이 먼저 뿌린 의료 관광 비즈니스의 씨앗이 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미국과의 국가적 프로젝트로 열매를 맺게 된 것이다. 이런 태국을 본받아야 한다. 세계 의료 관광 시장은 3년 뒤인 2025년 두 배로 커져 240조 원 시대가 열린다. 지금처럼 의료 산업의 발목을 계속 잡는다면 한국은 영영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문성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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