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보험

"자본 재분배 통해 투자기회 적기에 잡겠다"

◆메리츠화재·증권 상장폐지

"당기순익 50% 주주환원 방침"

콘퍼런스콜서 향후 계획안 발표

안정적인 수익구조 굳히기 나서

"대주주 지분승계 등과는 무관"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다는 깜짝 발표에 시장은 일단 지배구조 개편 방향과 주주 환원 정책에 관심을 집중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번 주식 교환 이후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지속하며 연결순이익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21일 메리츠금융지주 겸 화재 대표이사인 김용범 부회장과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최희문 부회장이 직접 콘퍼런스콜 방식의 기업설명회(IR)에 참여해 포괄적 주식 교환 및 주주가치 제고 방안과 향후 경영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김 부회장과 최 부회장이 콘퍼런스콜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미래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사업 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룹 내 신속한 자본 재분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과 단기 금융시장 경색 등의 위기 국면에서 적절한 포트폴리오 재구성과 자본 재분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결정으로 메리츠화재 측은 △그룹 전반의 유기적인 재무 유연성 발휘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 극대화 △주주 간 이해 상충 해소를 통한 의사 결정 간소화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영 시스템 확립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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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교환이 마무리되면 메리츠증권과 화재는 상장폐지되고 메리츠금융지주만 남는다. KB·신한금융 등 은행계 금융지주와 같은 구조가 된다. 이날 김 부회장은 “은행지주처럼 100% 자회사라면 중간배당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이 쉬울 텐데 메리츠금융은 3개 금융 계열사가 다 상장돼 있기 때문에 자본이 필요한 경우 주주총회까지 기다려서 배당금을 받고 이를 다시 유상증자하는 데까지 최소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며 “이 때문에 아쉬운 좋은 투자 기회들이 여러 번 사라진 경험이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내부 계열사 및 임직원 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회장은 “3사가 상장된 상태다 보니 임직원들이 커뮤니케이션할 때 내부자 정보 등 사전에 컴플라이언스 체크를 받아야 해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웠다”며 “최근에는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기에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이 같은 비효율을 제거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일각에서 지적하는 이번 포괄적 지분 교환이 대주주 지분 승계 등과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과거에도 조정호 메리츠지주 회장이 기업 승계를 안 하겠다고 천명했고, 실제로 포괄적 주식 교환 후 조 회장의 지분율은 오히려 낮아져 경영권이 현저히 약해진다”며 “대주주의 지분 승계 계획이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주 발행과 포괄적 교환 후 조 회장의 지주 지분율은 현 75.8%에서 약 47%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금융그룹은 최우선 경영철학인 주주가치 제고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23 회계연도부터 통합될 메리츠금융지주는 배당 및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 환원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는 각 사의 최근 3개년 주주 환원율 평균(지주27.6%, 화재 39.7%, 증권 39.3%)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은 중기적으로(3년 이상) 지속할 예정이다.

메리츠지주는 12월 중 금융위원회에 포괄적 교환에 대한 승인 신청을 할 계획이다. 예정 주식 교환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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