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벌써 다섯번째…산은, KDB생명 매각 재추진

내년 1분기 우선협상자 선정 계획

자금 경색에 인수자 찾기 쉽잖을듯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을 재추진한다. 다섯 번째 매각 추진이다.



산업은행은 28일 “KDB칸서스밸류PEF(KCV PEF)는 KDB생명보험 매각 절차를 공식 개시한다”고 밝혔다. KCV는 2010년 금호그룹 구조 조정 당시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산은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펀드(PEF)다. KCV PEF는 지난달 13일 삼일회계법인을 자문사로 킥오프 미팅을 시작해 실사 등 매각 준비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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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은 내년 1분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같은 해 2분기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KCV PEF 등이 보유한 KDB생명 주식 8797만 1660주(92.7%) 전량 매각을 기본 추진한다. 필요하다면 신주 인수 등의 방식으로 인수자에게 추가적인 금융 지원을 하는 방안까지 유연하게 협의할 방침이다. 산은은 “향후 일정은 시장 상황과 잠재인수자와 협상 등에 따라 유동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매각 추진은 산은이 2009년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부터 매각에 나선 후 다섯 번째 시도다. 앞서 산은은 2020년 6월 JC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지난해 말 주식 매매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올 4월 금융위원회가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면서 MG손보의 대주주인 JC파트너스는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해 KDB생명의 매각은 무산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자금시장이 경색된 상황이라 인수 희망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돼 대기업들마저 기업어음(CP)을 발행할 정도인 상황에서 인수합병(M&A) 시장 분위기도 냉각돼 있다”며 “회계제도 변경과 채권시장 침체 등으로 생보사 자체도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헐값 매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당시 JC파트너스는 KCV가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6%를 펀드를 설립해 2000억 원에 인수하고 JC파트너스가 1500억 원 규모의 KDB생명 자본 확충을 이행한다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하지만 산은은 2010년 칸서스자산운용과 함께 6500억 원 규모의 KCV를 만들어 KDB생명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 등을 통해 약 8500억 원가량을 투입한 상황이라 ‘헐값 매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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