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목화’를 이끌면서 한국적 연극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 오태석(사진) 극작가 겸 연출가가 28일 밤 별세했다고 목화 측이 29일 밝혔다. 향년 82세.
고인은 1963년 연세대 철학과 재학 시절 동인제 극단 회로무대(回路舞臺)를 창단한 이래 40여 년 동안 극작가·연출가·제작자로 활동해왔다. 그간 연출한 창작 연극만 해도 모두 60여 편에 달한다. 이후 서울예대 교수,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역임했으며 서울연극제와 동아연극상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극으로 자신만의 연극 세계를 구축했으며 전통의 재발견과 현대적 수용을 통해 한국적 연극을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사라져가는 우리말을 되살려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연극을 추구하기도 했다. 고인이 1984년 창단한 극단 목화를 통해 배출한 배우들도 많다. 이른바 ‘오태석 사단’으로 불리는 목화 출신 배우는 박영규·손병호·김병옥·정은표·성지루·박희순·임원희·장영남·유해진 등이 있다.
하지만 고인은 2018년 연극계의 이른바 ‘미투’ 운동 당시 여배우들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오점을 남겼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다음 달 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