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동향

전염병에 강한 '무병묘' 보급 가속…과수농가 생산성 높여

바이러스 감염 막아 상품성 21%↑

일반묘보다 착과수 64% 많아

2028년 공급률 60%까지 확대

무병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 전경무병 샤인머스캣 재배 농가 전경




기후변화로 신종 농작물 바이러스 확산도 빨라지면서 정부가 전염병에 강한 나무인 ‘무병묘’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수가 전염병에 걸릴 경우 과일의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만큼 무병묘를 농가에 보급해 농작물의 피해를 줄이고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29일 국립종자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묘목 유통량(약 390만 주) 가운데 과수 무병묘가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목표치인 5%를 이미 초과 달성한 수치다.



무병묘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지 않는 나무를 말한다. 감염되지 않은 묘의 생장점을 채취해 배지로 옮기는 기술을 통해 얻어진 묘목인 만큼 자연 상태에서는 바이러스에 쉽사리 감염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특히 15~20년의 재배 기간 동안 우수한 품질의 과실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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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변화로 약 1500종에 달하는 농작물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무병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과수 바이러스는 생산과정에서 접목이나 즙액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무병묘를 사용할 경우 감염 피해를 쉽게 예방할 수 있다. 과수 작물의 바이러스 피해는 주요 10개 작물 피해액(1조 610억 원)의 26%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해 무병묘 보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돼왔다.

이미 과수 무병묘의 생산성은 수치로 입증됐다. 2020년 농촌진흥청이 탄저병 확산이 극심했던 한 과수 농원을 조사한 결과 무병묘의 생산량이 일반묘에 비해 월등히 뛰어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과나무 한 주당 평균 착과 수의 경우 무병묘는 75개로 일반묘(27개)보다 64%나 많았고 과실 한 개의 무게 역시 무병묘(213g)가 일반묘(203g)보다 5% 더 무거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무병묘는 15~20년의 재배 기간이 지나도 바이러스 감염률이 일반묘보다 낮은 대신 수확량과 상품성은 18%, 21%씩 더 높았다. 김기훈 국립종자원장은 “앞으로 기후변화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을 고려하면 과수 산업의 미래는 무병묘의 생산 기반 확충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정부는 지난해 총 30억 원의 사업 예산을 확보해 묘목 무병화 기술 지원과 무병묘 유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관련 사업을 확대해 과수 무병묘 공급률을 2030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세종=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세종=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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