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자의눈] 연례행사 된 서울 지하철 파업

박경훈 사회부기자

박경훈 사회부기자박경훈 사회부기자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에 안전 대책을 요구하면서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것은 모순입니다.”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서울시가 추진 중인 공사 정원 10% 감축 계획과 신당역 사고, 10·29 참사 이후 내놓은 안전 대책의 문제를 이렇게 비판했다. 안전 강화를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 오히려 줄이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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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공공기관 정책도 ‘모순’이라는 단어가 어울린다. 공공기관의 재정 건전성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서울을 포함해 도시 철도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 산하 공기업들의 재정난에 가장 큰 원인인 무임승차 손실 문제는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13개 광역·기초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도시철도운영지자체협의회에 따르면 전체 지하철 공기업들의 2017~2021년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1조 3509억 원이다. 이 가운데 무임승차 손실은 5504억 원으로 40%를 차지한다.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교통공사의 같은 기간 연평균 당기순손실은 7458억 원, 무임승차 손실은 43%인 3236억 원이다.

무임승차 손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공사의 재정난이 지속되고 이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로 서울 지하철 파업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는 공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9월 14일 직전에서야 노사가 ‘재정 위기를 이유로 강제적 구조 조정이 없도록 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합의문을 작성했고 파업은 실행되지 않았다.

정부가 무임승차 손실을 지원하도록 관련 법 개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국회의원들의 중재가 합의를 이끌었지만 약속은 결국 ‘공수표’가 됐다. 같은 해 12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된 관련 법 개정안은 정부의 반대로 통과가 무산됐다. 올해는 아직 법안소위 상정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올해 다시 공사 노조가 파업을 예고한 30일을 앞두고 진행된 노사 협상이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무임승차 손실 지원이라는 근본 대책이 없다면 결국 파업 위기는 연례행사처럼 반복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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