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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주택 너무 많다"…대치 미도 신통기획 제동 걸리나

3800가구 중 임대 630가구 설명에

주민들 "차라리 35층 재건축하고

임대 가구수는 줄여야" 반대 입장

서울시 신통기획 동력 상실 우려


서울 강남의 대표 노후 단지인 대치동 미도아파트를 최고 50층 380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탈바꿈시키려는 서울시의 계획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서울시가 정비사업 패스트트랙인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제시한 재건축 기획안 가운데 임대 가구 수를 놓고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미 신통기획 참여를 철회한 단지들이 등장한 가운데 대치 미도아파트마저 이탈할 경우 서울시의 신통기획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서울시와 정비 업계에 따르면 시는 이달 미도아파트 신통기획안을 확정하기에 앞서 8월 말 주민 설명회를 열고 약 630가구가 임대로 구성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층고를 35층 이하로 제한하는 일명 ‘35층 룰’을 폐지하고 최고 50층으로 지어 3800가구로 조성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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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민들은 정작 층수 제한 폐지에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임대 가구 물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우려하며 반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한 주민은 “차라리 35층으로 재건축하고 임대 가구 수를 줄이는 것이 낫다”면서 “신통기획을 통하더라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신통기획에 목을 매지 말고 일반 재건축을 진행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통기획안의 임대 물량에 대해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불만을 갖고 있는데 주민 설명회에서 임대 가구 수가 700가구 가까이 될 것이라고 하자 더욱 불만이 커진 상황”이라며 “일부 주민들은 용적률을 낮추는 것을 넘어 차라리 1 대 1 재건축이 되더라도 임대 가구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주민들의 이 같은 불만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 설명회에서 언급된 630이라는 임대 가구 숫자는 확정이 아니라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일 뿐 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임대주택 수는 기부채납 시설의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아직 기부채납 시설 수요가 미정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반대가 재건축을 대상으로 한 신통기획 자체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빠른 정비구역 지정이 가능한 재개발 신통기획이나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장점을 지닌 공공재개발 등과 달리 재건축 신통기획의 경우 인허가 기간 단축 효과는 있지만 이를 인센티브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대치 미도아파트의 신통기획안에서 서울시가 내놓은 인센티브는 최고 50층으로 지어진다는 것인데 주민들이 이를 인센티브로 여기지 않을 경우 신통기획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신통기획 참여를 재검토하는 곳들도 나타난 상태다. 송파구청 등에 따르면 송파 한양2차는 앞서 서울시에 신통기획 참여 철회를 요청했으며 신통기획 참여를 신청했던 서초 진흥아파트도 임대 물량 등과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는 등 재검토에 나섰다.


김연하 기자·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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