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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마세요. 잘하고 있어요.” 초보 엄마 토닥이는 ‘그림에다’ 작가 3년 만의 신작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본인의 육아 스토리를 글과 그림으로 연재해온 ‘그림에다(본명 심재원)’ 작가의 신작 <오늘도 반짝이는 너에게>(위즈덤하우스)가 출간됐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해봤을 평범한 일상이, 그림에다 작가 특유의 간결한 그림과 한 편의 광고 카피를 연상시키는 짧지만 울림이 큰 글귀를 만나 초보 부모들의 절대적 공감을 받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제는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됐지만, 처음 ‘그림에다’ 작가가 육아를 위해 휴직을 결정했던 2015년만 해도 무척이나 도드라지는 사건이었다. 야근이 많고 주말에도 직장을 나가야 했던 작가는, 아이를 볼 수 있는 찬란한 시간을 더는 늦춰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휴직을 통해 육아에 뛰어들었다.

작가가 처음 이 작품을 시작한 계기가 육아에 지친 아내의 다양한 일상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했던 터라, <오늘도 반짝이는 너에게>에서는 아내에 대한 관찰이 유독 돋보인다.

설거지를 하다 보면 엄마~ / 잠깐 세탁기를 돌리러 가도 엄마~


거실을 치우고 있자니 엄마~ / 너무 졸린 오후엔 또 놀아 달라며 말똥말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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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지금의 너는 엄마만 찾지만 언젠가 내가 너를 찾을 테니까......

- <86~87쪽 ‘엄마 찾아 삼만 리’에서>

‘육아가 힘들지요? 답안지만 없지 하루하루가 시험이에요, 그래도 나중에는 지금이 그리울 거예요, 지금 많이 사랑해 주자고요’ 이렇게 말하는 그림에다 작가의 무심한 듯 다정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저 육아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는 데도 “읽는데 왜 눈물이 날까요?” “우리 집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라는 댓글이 수없이 달린다.

<오늘도 반짝이는 너에게>를 읽다 보면 아이뿐 아니라 초보 부모가 성장해가는 모습도 보인다. ‘아내는 늦게 귀가하는 남편에게 전화하고 아들은 함께 놀아 줄 아빠를 기다리고 노부모는 점점 연락이 뜸해지는 나이 사십이 된 아들을 그리워한다. 나만 잘하면 해결될 일들’

아이가 남긴 이유식을 정리하다가 한두 술을 자기 입속에 넣고 그릇을 깨끗이 비우는 아내를 보며 남편은 이런 기록을 남긴다. ‘누군가에게 오늘 하루를 빼앗겼다는 생각에 날이 바짝 서려던 나의 옹졸함이 매 순간 아이를 생각하는 아내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져 내린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길 정말 다행이야.’

그림에다 작가는 아예 퇴사하고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부모들을 위해 ‘핀란드 육아’와 ‘부모 교육’ 그리고 ‘아빠 육아’라는 주제의 강연으로 전국의 부모들을 만나고 있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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