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글로벌의약산업협회 "약가 참조국 호주 추가로 중증?희귀질환치료제 '코리아 패싱' 우려"

정부 약가 참조국 확대 반대의사 표명

현재 OECD 평균 약가 65% 수준으로

더 낮아지면 의약품 국내 진입지연 우려

오동욱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 사진 제공=KRPIA오동욱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 사진 제공=KRPIA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약가 참조국 확대에 대해 47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구성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특히 호주의 약가를 참조해 현행보다 약가가 더 낮게 책정되면 해외에서 개발된 중증?희귀질환치료제의 국내 출시 또는 보험 적용이 지연하는 '코리아 패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5일 KRPIA는 최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행정예고한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제도 호주 참조국 신설’에 대해 "중증?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신약의 접근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저해시킨다"며 "이는 새정부의 ‘보건의료취약계층 지원’과 ‘제약·바이오 혁신성장’ 국정기조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약제평가부는 행정예고를 통해 약제의 요양급여대상여부 등의 평가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일부개정 규정안으로 기존 A7 약가 참조국(미국·일본·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에서 캐나다와 호주를 추가해 A9 참조 국가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KRPIA는 "현재에도 국내에서 너무 낮은 가격 및 보험등재의 어려움으로 급여가 지연되거나 포기사례도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개정안은 오히려 항암신약 및 중증·희귀질환치료제의 국내 도입 시기를 지연시켜 환자의 신약접근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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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IA는 "현 기준으로도 이미 참조 가격 최저가 중 국내 방식대로의 추가 조정가를 활용하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낮은 약가로 책정되어 있다"며 "올해 급여된 2개의 원샷 최첨단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국내 약가가 A7 평균가 대비 72%와 65%로, OECD 국가와 우리나라 의약품의 가격을 비교해도 오리지널의약품의 약가수준이 OECD 국가의 평균가에 65%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따라 호주 약가 참조로 인해 국내 약가가 현행보다 더 낮게 책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KRPIA는 "이에 따라 ‘코리아 패싱’이 더욱 심각해지고 현재 평균 2년여가 소요되는 항암·중증희귀질환치료제의 급여 기간이 훨씬 더 지연될 것이라는 것"이라며 "현재 전세계 허가된 신약 중 A7 국가는 평균 58%의 신약을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것에 반해 한국은 35%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KRPIA는 "제약산업이 자국의 동력산업이 아닌 호주의 참조국 추가는 정부의 단순한 건보재정절감 목적 달성의 기대와는 달리,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퇴보시키고 우리나라 의약품 주권 및 제약산업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고 말했다.

특히, 이번 새정부의 중증?희귀질환치료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기조와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KRPIA는 "오히려 약가참조국을 추가해 환자접근성을 저해하고 신약개발의 의지를 꺾어 제약기업을 고사시키는 규제를 신설하는 것은 현 정부 기조에도 역행하는 처사"라며 "정부가 산업계와 합리적인 합의점 도출 없이 약제비를 절감시키는 데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정책 결과 발표를 일방적으로 강행한 데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개선방안을 촉구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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