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난달 중국 국채 수익률이 급등했다.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에 따른 소비 반등으로 채권보다 주식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블룸버그 데이터를 인용해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1월에 27.6bp(1bp=0.01%포인트) 상승한 2.918%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이다.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는 것은 채권 선호도가 떨어져 가격이 하락했음을 의미한다. SCMP는 2021년 초부터 올해 10월까지 국채 수익률이 49.6bp 하락하던 채권 강세장이 끝났다고 평가했다.
채권 가격이 떨어진 것은 중국이 부동산 시장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발표하고 투자자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한 대표 기업 300곳을 묶은 CSI300지수는 11월에 9.8% 상승하며 2020년 7월 이후 월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은 채권보다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현상은 소비와 주택 판매의 강한 반등 속에 중국 경제 회복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3년 연간 경제성장률은 올해 컨센서스인 3.2%를 넘어 5%에 도달할 수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베이징에 있는 한 증권사의 밍밍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23년 상반기는 가장 빠른 경제 회복 단계가 될 것”이라며 “상반기에 만기가 긴 채권 수익률에 상승 위험이 있는 반면 A주와 H주를 포함한 종목은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괜찮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채권값 하락과 주가 상승은 이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6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6bp 상승한 2.938%를 기록하며 이달 들어 1.9bp 올랐다. CSI300지수는 이달 3% 상승했다. 11월 이후로 범위를 넓히면 CSI300지수는 13%나 올랐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지수 수익률과 10년 만기 채권 수익률 사이의 스프레드는 현재 3.98%로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인 2.54%와 큰 차이를 기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 중국 상장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고 SCMP는 전했다. 골드만삭스는 4일 보고서에서 CSI300지수가 2023년 말까지 현재 수준에서 10% 상승한 4350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채권에 대한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하이퉁증권은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내년에 3%에 이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UBS그룹의 메리 시아 중국 금리 전략가는 “중국 국채 수익률은 단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2023년 상반기에는 경제성장률이 실질적으로 반등함에 따라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