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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골드만이 찜한 지피클럽…7배 수익 포기한 이유는

WI, 투자조합 이용해 하이드로리튬 전환사채 인수

단번에 7배 평가이익…헐값에 넘겨준 지피클럽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아이(WI(073570))가 최근 또다른 코스닥 종목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해 단번에 7배 가까운 평가 이익을 거머쥐었다. 최초 이 CB를 인수한 투자자이자 글로벌 투자자 골드만 삭스가 투자한 지피클럽은 막대한 평가 이익을 포기해 배경에도 관심이 모인다.

WI는 8일 제이에이치투자조합2호에 230억 원 출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조합 대표자인 황진혁씨도 개인투자자 자격으로 20억 원을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 250억 원 규모로 결성된 제이에이치조합은 코스닥 상장사 하이드로리튬(101670)이 12월 1일 발행한 500억 원 규모 1회차 전환사채(CB) 중 250억 원 어치를 인수했다.



하이드로리튬은 CB발행을 결정한 9월 1일을 기점 삼아 보통주 전환가액을 3304원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최근 주가는 급등세를 연출하며 2만 원대 초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1회차 CB 대비 약 7배에 달하는 가격이다. 최근 국제 리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드로리튬을 비롯해 미래나노텍(095500), 강원에너지(114190), 웰크론한텍(076080) 등 종목들의 주가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당초 하이드로리튬은 지피클럽과 회사의 최대주주 리튬인사이트 등 2개사를 대상으로 CB를 각각 250억 원씩 발행했다. 그런데 지피클럽은 실물로 인수했던 하이드로리튬 CB를 인수한 당일 곧바로 제이에이치조합에 넘기면서 7배 수준의 평가 이익을 포기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지피클럽은 하이드로리튬이 1회차 CB와 함께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250억 원 어치 인수했는데 같은 방식으로 지난달 케이엘피투자조합에 전량 매각했다. 해당 BW 역시 3304원에 보통주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돼 있다.



이번에 지피클럽이 장외 매각한 CB와 BW는 발행 후 1년 뒤부터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최근 주가 흐름이 유지된다면 WI는 단숨에 높은 주가 차익을 거둘 수 있게 된다. 차익 실현 기회가 있는 CB와 BW는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거래는 발행 당시의 액면가격이 그대로 적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WI 관계자는 "회사는 조합에 투자한 것일 뿐이어서 조합이 지피클럽과 어떤 사유로 CB를 거래한 건지 설명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피클럽은 김정웅 대표가 2003년 설립한 화장품 도소매업체다. 2018년 골드만삭스로부터 기업가치 1조5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 받아 자본을 유치했다. 최근에는 코스닥 상장사 에이티세미콘(089530)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코넥스 상장사 한국미라클피플사를 인수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다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WI는 이번 조합 출자를 위해 개최한 이사회에서 투자 목적을 자본 차익 획득이라고 명시했다. 하이드로리튬 투자 자금은 올해 10월 총 400억 원 규모로 진행된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했다. 앞서 WI는 올 상반기 국내 위스키 1위 업체 윈저 인수를 위한 투자조합의 출자자로 참여하려 했으나 계획을 접기도 했다.

본업은 휴대폰 액세서리 판매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자본 차익 기회를 얻는데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사명을 어반리튬으로 변경 추진하고 2차전지 소재 제조, 바이오, 게임, 드라마 콘텐츠 제작 같은 다른 사업 영역에 진출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하이드로리튬 역시 10월 13일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하기 전까지 '코리아에스이'라는 상호를 사용했다. 리튬플러스라는 회사가 코리아에스이를 인수한 뒤 사명을 바꿨다. 다만 하이드로리튬은 아직까지 리튬 관련 사업을 하지는 않고 있다. 부동산 관련 시공업 등을 하며 올 3분기까지 매출액 74억 원, 영업손실 25억 원을 낸 적자 회사다.


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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