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지자체들이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규제 개혁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지역경제의 활력을 도모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견인하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남도는 올 10월을 ‘하반기 규제 혁신의 달’로 지정해 규제 개선 건의와 적극행정을 통한 규제 해소 우수 사례를 발굴했다. 그 결과 규제 개선 건의 과제 24건과 규제 해소 우수 사례 5건을 발굴했고 전문가 심사를 거쳐 총 4건을 최종 우수 과제로 선정했다. 최우수 과제에는 어촌발전과 정성구 사무관이 제안한풍수해 보험제도 개선이 선정됐다.
현재 풍수해보험법 시행령에서는 지원 대상이 농·임업용 온실로 한정돼 양식업용 시설은 피해 복구에서 제외된다. 이에 현행 풍수해보험법 시행령의 보험목적물에 양식업용 온실을 포함해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을 유지하고 귀어 및 청년 창업 어업인의 재해 대응력 강화를 위한 보험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울산시는 신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의 전기차공장 설립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울산시는 2025년 하반기 준공 목표인 현대차 전기차공장의 인허가 절차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공무원 2명을 9월부터 시청이 아닌 현대차로 출근시키고 있다.
지자체가 소속 공무원을 기업체에 장기 파견하는 것은 울산이 처음이다. 이들은 공장 조성을 위한 전체 일정을 비롯해 건축 허가, 재해영향 평가, 환경영향 평가 등 착공에 이르는 각종 인허가 절차를 직접 다룬다. 또 기간 단축을 위해 여러 가지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지원할 계획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전기차공장의 경우 기존의 절차대로 한다면 착공에 3년 이상이 걸리겠지만 우리 직원이 투입돼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약 1년 안에 모든 절차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절차가 빨리 진행되면 될수록 기업도 경비를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는 지역 숙원인 대청호 규제 완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대전시는 최근 ‘대청호를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 태스크포스(TF)팀’ 출범식을 갖고 대청호 규제 완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1980년 대청호 일대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주민들은 각종 규제로 인한 재산권 침해를 호소해 왔다.
주민들은 현재 100㎡로 제한된 음식점 면적을 200㎡ 확대하고 숙박업소 운영 허용 등을 요청하고 있다. 대전시는 올 9월 국무총리실 규제개혁단에도 일대 지역 민박업 허용과 음식점 면적 확대를 1순위로 건의한 바 있다. TF팀은 지역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상생 대책을 마련한 뒤 향후 대청호를 활용 전략을 수립하는 등 단계적 규제 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부산시도 규제 혁파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현장 중심의 규제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부산시 민관합동규제발굴단은 올 하반기에만 33건의 규제를 발굴해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대리 반납 및 신청 서식 간소화 등 23건을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규제 개선을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에도 18건의 규제를 발굴해 5건의 규제 개선을 끌어낸 바 있다.
심유미 경남도 법무담당관은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면 과도한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고 실효성 있는 규제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며 “앞으로도 불합리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개선함으로써 주민과 기업이 체감하는 규제 혁신을 지속적으로 실천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