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암젠이 아일랜드 제약사 호라이즌테라퓨틱스를 278억 달러(약 36조 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간) 암젠이 호라이즌을 주당 115달러 50센트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제약·의료 분야에서 최대 규모의 기업 인수 사례다.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가 390억 달러에 알렉시온을 인수한 후 최대 규모의 제약 인수합병(M&A)이기도 하다. 인수 소식이 전해진 뒤 호라이즌의 주가는 개장 전 프리마켓에서 약 15% 급등했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본사가 있는 호라이즌은 자가면역질환과 중증 염증 질환 치료제 개발사로, 암젠은 이번 인수를 통해 면역 질환 치료제 분야를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호라이즌은 2020년 출시한 갑상샘 안병증 신약 ‘테페자’ 효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32억 3000만 달러로 뛰었다. 갑상샘 안병증은 안구돌출과 염증 등을 동반한 안과 질환이다. 업계에서는 호라이즌이 테페자만으로 연간 4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존슨앤드존슨(J&J) 산하 얀센, 프랑스 사노피 등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도 호라이즌 인수전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제약 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 완화 이후 희귀 질병과 암 치료제 기술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M&A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최근 심장 의료 기기 제조 업체 아비오메드를 166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머크는 골수 질환 치료제 개발사인 이마고바이오사이언스를 13억 6000만 달러에 사들인다. 화이자는 앞서 8월 적혈구 질환 치료제 개발 업체인 글로벌블러드테라퓨틱스를 5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