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中 감기약 대란에…국내 원료 확보 비상

해열진통제 등 수입 차질 우려

식약처, 제약사들에 주의 당부

중국 베이징에서 11일 한 여성이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려는 의료진 앞에서 입을 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중국 베이징에서 11일 한 여성이 코로나19 검체를 채취하려는 의료진 앞에서 입을 벌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감기약 사재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영향이 한국에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도 코로나19 재유행 등 영향으로 감기약이 부족한 상황에서 감기약 원료의약품 등을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감기약 원료를 수입하는 제약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원료를 미리 확보하는 등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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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감기약 품귀 사태 관련 국내 기업이 중국 등으로부터 해열진통제 등 감기약 원료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업체에서는 해당 원료를 조속히 확보하는 등 감기약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이번 공문은 정부가 약가 인상 카드까지 꺼내 들며 감기약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수급이 더욱 불안해질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제약업계에서는 실제로 중국의 감기약 품귀 사태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한 약을 만드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료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에 차질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약품 허가를 받을 때 원료를 어디서 가져오는지도 등록해야 해서 갑자기 수입처를 단기에 바꾸긴 어렵다"며 "공문이 내려와도 현실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감기약 제조 업체 관계자도 "중국에서 품귀 상황이 계속되면 현지 당국이 감기약 원료를 '전략 물자'로 취급해 해외 반출을 줄이려고 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또 다른 제약업체 관계자는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본격 완화할 경우 중국인 보따리상들이 한국에서 감기약 싹쓸이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감기약 값이 충분히 인상되지 않아 원료가 확보돼도 생산을 충분히 늘리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산을 늘리려면 증설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나 약가는 여전히 낮고 이익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맹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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