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에 인도네시아·나이지리아의 경제 규모가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발표한 ‘2075년으로 가는 길’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는 꾸준한 인구 증가로 경제 규모가 커져 2050년에는 각각 세계 4위, 15위권의 경제 강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저출산·고령화 국가인 한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권 밖으로 밀려난다. 2060년대 이후 성장률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선 한국은 2075년에 경제 규모에서 필리핀에도 뒤질 것으로 예상됐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의 경제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다.
역대 정부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지만 저출산 속도는 외려 가팔라졌다. 합계 출산율은 올 3분기에 세계 최저 수준인 0.79명으로 추락했다. 미국 CNN방송은 최근 ‘한국은 (지난 16년 동안) 2000억 달러(약 260조 원)를 투입했지만 아이를 가지게 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저출산 요인으로 높은 집값·교육비, 경제적 불안 등을 꼽았다. 저출산은 보육·주거·일자리 문제 등과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 현금 지원 위주의 1차원적 접근 방식에서 탈피해 실질적인 처방전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출산율을 회복하려면 우선 과중한 보육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우리나라 맞벌이 부부는 2020년 기준 559만 가구로 전체 유배우자 가구의 45.4%에 달한다. 공공 보육 시설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등 보육 주체를 개인과 가계에서 사회와 국가로 전환해가야 한다. 이와 함께 사교육비 경감, 주거비 완화 등을 위해 교육·주택·고용·복지 등을 아우르는 정책 전반의 재설계를 서두르고 해외의 고급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한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 결국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 대책은 아이를 낳고, 이민 가고 싶은 ‘부강한 매력 국가’를 만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