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트위터 3200만명 이탈에 깃발 꽂는 메타…활기 띈 SNS업계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내후년까지 3200만명 이탈 전망돼

메타, "트위터가 잘하던 것 가져오자"

짧은 생각 공유하는 '인스타그램 노트' 기능 선보여

"기회 생겼다" 뜸했던 SNS 창업도 생겨

/마크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포스트 갈무리/마크 저커버그 인스타그램 포스트 갈무리




내후년까지 소셜 미디어 트위터에서 30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이탈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트위터에서 이탈한 이용자들을 포섭하기 위해 소셜미디어 업체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메타(옛 페이스북)는 인스타그램에 '인스타그램 노트'라는 새로운 기능을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을 통해 "앞으로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상대에게 질문을 하거나 자신의 상황을 알릴 수 있는 노트 기능을 선보인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기능은 인스타그램 메시지(DM)의 윗 상단에 위치해 상대가 던진 화두가 말풍선 모양으로 표시된다. 기존에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무물)' 등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소통의 방식을 다양화할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메타 “트위터가 잘하던 것 가져올 때”

이 같은 노트 기능은 아이디어 제안부터 실행까지 단 3주가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지난 달 메타는 이색적인 아이디어 회의 세션을 열었다. 주제는 '어떻게 넥스트 트위터를 만들 것인가'였다. 한 직원은 내부 메모를 통해 "트위터는 혼란 속에 있고 메타는 고유의 마력을 되찾아야 한다"며 "그들이 진짜 잘하는 것을 찾아내자"라고 강조했다. 트위터는 대표적인 마이크로 블로깅 플랫폼으로 280자 남짓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실시간 전파하는 게 쉽다는 특유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또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지만 사진과 영상에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생각을 쉽게 공유할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갈증을 느낄 만한 지점이다.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 중에는 인스타그램 노트가 있었다. 또 다른 직원은 인스타그램 내에 사진과 영상 피드와 별개로 텍스트 중심의 피드를 운영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트위터 엑소더스 3200만명 새로운 안식처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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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새로운 기능이 발표되자 그간 고전하던 메타 주가는 이날 5% 이상 올랐다. 시장에서도 소셜미디어로서 성장 한계에 부딪혔던 메타가 트위터의 혼란 속에 이용자를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의 새로운 주인이 된 이후 트위터는 직원 대량 해고를 비롯해 80시간 근무 의무화, 원격 근무 지침 폐지 등 잇따른 조직 문화 변화로 내부 동요를 겪고 있다. 또 콘텐츠 검열 및 관리를 맡은 부서 등이 대폭 해고되면서 혐오 콘텐츠가 늘어나고 머스크의 정치적인 발언 등이 연일 논란을 빚으며 소셜미디어로서 중립성이 위협받고 있다. 또 머스크는 전날인 12일 갑작스럽게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신뢰 및 안전 위원회를 해체하기도 했다.

이날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의 수석 애널리스트 재스민 엠버그는 "이용자들이 혐오 발언 콘텐츠 등의 확산으로 좌절감을 느끼며 내년부터 플랫폼을 떠날 것"이라며 내년 중 4%가 이탈하고 후년인 2024년에는 5% 가량이 이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200만명에 달하는 규모다. 먼저 우피 골드버그, 사라 바릴레스 등 유명인들이 트위터를 떠난 데 이어 일반 이용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분기 트위터의 유료일간활성이용자수(mDAU)가 2억3780만명이었다.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새로운 기회 감지한 SNS업체들…창업도 이어져

다른 경쟁사들도 재빠르게 이용자를 포섭하기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2016년부터 서비스를 운영한 소셜네트워크 마스토돈,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하이브 소셜 등이 잠재적으로 이용자를 포섭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후 경쟁업체인 텀블러의 다운로드 건수가 애플 앱스토어에서 62%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새로운 플랫폼도 나오고 있다. 내비게이션 스타트업 웨이즈의 전 CEO인 노암 바딘은 뉴스 콘텐츠 공유에 초점을 둔 포스트를 지난 달 출시했다. 벌써 6만7000여개의 계정이 활성화됐고 35만여명의 대기 계정이 있다고 전해졌다. 트위터에서 제품 매니저로 일했던 가보르 셀레도 트위터의 정신을 살린 새로운 트위터를 만들겠다며 'T2'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셀레는 플랫폼의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기 위해 신뢰와 안전팀부터 설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콧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는 "일론 머스크 체제의 트위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혼란과 독성이 마이크로블로깅 플랫폼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했다"며 "많은 이들이 이 기회를 감지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최근 포스트에 투자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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