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비전 스팩 2호와 유안타 12호 스팩 등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두 곳이 코스닥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침체로 일반 기업에 이어 스팩도 상장 철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래에셋비전 스팩 2호와 유안타12호 스팩은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내고 공모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두 회사는 모두 12~13일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한 후 이날 발행 조건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올 들어 스팩이 상장을 중단한 것은 미래에셋드림 스팩 1호와 유안타11호 스팩에 이어 네 번째다.
두 회사가 상장을 철회한 것은 이달 초 스팩 일반 청약에서 미달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7일 동시에 일반 청약을 실시했던 NH 스팩 27호와 IBKS 21호 스팩은 각각 0.58 대 1, 0.95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스팩의 일반 청약 경쟁률이 1 대 1을 밑돈 건 2020년 12월 유안타 7호 스팩 이후 약 2년 만이었다.
실제로 미래에셋비전 스팩 2호는 수요예측에서 일정 수준 경쟁률을 확보하며 기관 응찰에서 미달이 나는 상황은 피했지만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주 모집에 나서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해 내년 시황을 보고 IPO를 재추진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스팩 투자 심리는 IPO 시장 냉각과 고금리 탓에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달 스튜디오삼익과 IBKS 제13호 스팩 간 합병안이 부결되며 ‘스팩 합병은 웬만하면 성사된다’는 업계 통념이 깨졌다. 은행의 예금 금리가 4~5%대로 올랐는데 스팩의 예치 이자율이 2% 수준에 머물러 있어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다. 스팩은 3년간 합병할 비상장사를 찾지 못하면 원리금을 투자자에게 보장해주며 상장 폐지된다.
스팩까지 합치면 올 해 상장을 철회한 기업 수는 총 17곳에 달한다. 일반 기업 중에는 SK쉴더스·원스토어·라이온하트스튜디오 등 13곳이 IPO를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