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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톤 유지한 파월 최종금리 5.1%…침체우려는 급증”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11월 FOMC 집중분석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이 0.76% 내린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61%, 0.42% 떨어졌는데요.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 연 4.25~4.50%로 높였는데요. 15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성명서와 경제전망이 나온 오후2시부터 급락했습니다. 내년 최종금리가 5.1%(5.00~5.25%)로 나왔기 때문인데요. 4%대 최종금리를 원했던 이들에게는 타격이었겠죠.



파월 의장의 발언은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의 대체적인 예측 범위 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낙폭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어제 증시가 덜 올랐던 부분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예상할 수 있었던 내용이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은 12월 FOMC를 집중 분석해보겠습니다.

“내년 2월부터 0.25%p씩 3차례 인상 가능성 높아”…“빨리 안 떨어지는 서비스·임금이 결국 핵심”


우선 12월 FOMC에서 알아야 할 7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2023년 최종금리 5.1%.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가는 지속적인 움직임이 보여 연준이 자신감을 갖기 전까지는 금리인하 없다. 경제전망에도 2023년 금리인하는 없다”→해석: 연준 내년에 기준금리 5.00~5.25%까지 인상. 이 경우 0.25%p씩 3번 0.75%p 인상 확률 높아. 최소 2023년에 금리인하는 없음, 단 2024년에는 가능(점도표상 4.1%)

② “점도표를 작성한 총 19명 가운데 17명이 2023년 기준금리 5.0% 이상을 제시. 아직 충분히 제한적이지 않아”→해석: 월가 전망보다 약간 매파적, 시장 하락 이유, FOMC 전 4.50~4.75% 전망도 존재

③ “10월·11월 두 달 CPI 움직임은 환영할 만한 감소(welcome reduction). 하지만 상당히 더 많은 증거 필요”→해석: CPI 추세가 올바르게 가고 있는 것은 맞음. 다만 몇 달치 추세적 감소를 더 봐야 함

④ “근원 상품물가는 하락하고 있고 주택서비스(주거비)는 신규 렌트가 감소하면서 내년 어느 시점에는 내려갈 수 있어. 그런데 55% 정도를 차지하는 서비스(주택제외)는 강한 고용과 함께 얽혀 있어 빨리 안 내려와”→해석: 앞으로 인플레이션 핵심은 결국 서비스와 임금임을 강조. 서비스와 임금이 빨리 안 떨어지면 추가 긴축 가능성도 배제 못해

⑤ “2023년 0.5% 성장이 침체는 아냐. 성장률이 플러스임. 우리끼리는 침체 얘기 안 해. 실업률 4.6%도 역사적으로는 낮은 수준. 소프트랜딩 여전히 가능”→해석: 성장률이 플러스이고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경기침체 없다는 주장. 다만, 시장에서는 반대로 0.5% 성장에 5%에 근접하는 실업률 때문에 침체 우려 확산 불가피

⑥ “물가가 높고 경기가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와도 인플레이션에 집중할 것”→해석: 웬만한 침체에는 정책 변경 없음. 결국 연준은 성장보다 노동시장 둔화에 더 관심많아

⑦ “근원 PCE 전망 2023년 3.5%, 2024년 2.5% 2025년 2.1%”→해석: 인플레이션 타깃(2%) 도달은 내년에 하는 게 아니라 2024년 이후에 가능. 2023년 인플레가 3~4%에서 더 떨어지지 않으면 논쟁 커질 수 있음

연준의 12월 점도표.연준의 12월 점도표.


이날 파월 의장은 회의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미국 국민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겪는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다”는 말로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좋았던 CPI로 시장에 퍼져있던 비둘기파적 기대를 잠재우기 위해 분위기부터 잡고 시작한 거죠. FOMC 결과가 나오기 전 모건스탠리 같은 곳에서는 연준이 내년 2월에 0.25%p 인상한 뒤 금리인상을 끝낼 것이라는 얘기도 했었죠. 4.50~4.75%를 제시했던 겁니다.

파월 의장은 “2023년 최종금리가 5.1%”라며 ”19명 가운데 17명이 5.0% 이상을 썼다. 인플레이션이 2%로 내려가는 지속적인 움직임이 나타나 연준이 자신감을 갖기 전까지는 금리인하는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특히 “2023년 경제전망에 금리인하는 없다”고 재차 확인까지 했는데요.

증시 강세론자들에게는 힘들었겠지만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대부분 일치합니다. 연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예측 범위 안이었다”고 평가했는데요.

연준이 내놓은 최종금리 5.1%는 5.00~5.25%가 될 것임을 뜻합니다. 또 최소 1년가량 이를 유지하는 거구요.

이날 부로 기준금리가 4.25~4.50%가 됐으니 0.25%p씩 세번, 0.75%p를 인상하면 5.00~5.25%가 됩니다. 이는 내년 2월부터 0.25%p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인데요. 파월은 2월 금리인상폭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내년 2월 회의부터 금리를 0.25%p씩 올릴 것을 강하게 시사했다”고 전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와도 인플레 해결에 집중”…“파월 내년 0.5% 성장 침체 아냐 반박에도 침체 논란 불붙을 듯”


다만, 19명 가운데 17명이 5% 이상을 찍었다는 부분은 다소 매파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인데요. 5% 아래를 생각한 사람은 2명밖에 없었습니다. 존 브릭스 냇웨스트 마켓 전략가는 “연준 관계자 2명만이 최종금리 전망치로 5% 미만을 적었다”며 “그것은 매파적 놀라움”이라고 전했는데요.

이는 결국 서비스와 임금 때문입니다. 이번 FOMC에서 확인한 것도 바로 이건데요. 파월 의장은 지난 달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제시했던 3가지 물가항목(상품·주거비·서비스)을 다시 거론하면서 “근원 상품물가는 하락하고 있고 주택서비스는 신규 렌트비가 줄어면서 내년 어느 시점에는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55% 정도를 차지하면서 강한 고용, 임금과 관계돼 있는 서비스(주택제외) 물가가 빨리 안 내려온다”고 짚었습니다. 11월 CPI에서도 드러난 대목이죠.



앞으로는 서비스와 임금을 잘 봐야 하겠습니다. 일부 서비스 수요는 지속할 모습도 보입니다. 델타항공은 내년 주당순이익(EPS) 6달러로 시장의 전망치를 약 2배 정도 웃돌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에드 바스티안 델타 CEO는 “항공 이용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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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큰 틀에서 보면 파월 의장의 이날 기자회견과 경제전망은 지난 11월 FOMC 이후 브루킹스 연구소와의 대담 등에서 보여줬던 행보와 일치합니다. 일부 좀더 매파적으로 비치는 요인이 있지만 ‘3분 월스트리트’를 계속 보셨던 분들이라면 크게 확 튀는 내용은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으실 텐데요. 12월 FOMC 성명서도 11월과 달라진 게 거의 없습니다. 두 단어 정도인데요.

실제 이번 점도표에서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처럼 2024년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나옵니다. 2024년에는 정책금리가 4.1%, 2025년에 3.1%로 나오기 때문이지요. 즉 내후년에는 1%p 안팎의 금리인하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상당히(substantially)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강한 전제를 달았지만 10월과 11월 CPI가 고무적(welcome reduction)이라는 표현도 있지 않았죠. WSJ은 “연준의 실제 행동은 말보다 비둘기파적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연준의 12월 경제전망연준의 12월 경제전망


이날도 파월 의장은 소프트 랜딩(연착륙) 가능성을 놓지 않았는데요. 그는 “높은 기준금리를 오래 가져가면 연착륙의 길이 좁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는 아직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본다. 낮은 인플레 수치는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며 내년 성장률 0.5%면 경기침체 아니냐는 질문에도 선을 그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0.5%라도 여전히 플러스인 것”이라며 “내년 실업률 4.7%(전망치 4.6%)는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을 뜻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이어 “우리들(연준 위원)끼리는 침체에 관한 얘기를 아예 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0.5%에 실업률 4.6%는 사실상 침체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최소한 경기침체 확률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경제전망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월가의 또다른 관계자는 “실업률이 현재 3.7%에서 내년에 4.6%로 1%p가량 높아진다는 것은 큰 상승”이라며 “경기침체 우려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볼 수 있으며 시장에서는 침체 가능성을 주목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파월 의장도 물가안정을 위해서라면 침체를 불사할 수 있다고 했지요. 그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 속 물가상승)이 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의 임무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웬만한 침체가 와도 물가관리에 집중하면서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겁니다. 월가의 한 관계자는 “파월은 성장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노동시장 둔화에 뜻이 있는 것 같다”고 했지요.

추가로 연준은 인플레이션 타깃(2%)을 2025년에야 맞출 생각이라는 점, 그 전에 지금의 인플레이션 타깃을 3%나 4%로 인상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파월 말과 반대로 간 10년 국채 침체 우려에 3.47%까지 하락”…“파월은 스크루지, 산타랠리 물거품” 주장도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내년 최종금리가 나왔고, 연준의 대체적인 의중을 알았으니 됐다는 말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 빌 애크먼은 12월 FOMC 이후 “연준의 2% 인플레이션 타깃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며 “사업을 하려면 가격 안정성이 중요한데 세계를 3% 인플레이션으로 던져놓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계속해서 언급해드린 3~4%에서의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우려하는 건데요. 연준을 더 믿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빌 애크먼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늘면 늘수록 인플레 기대는 영향을 받게 될 수 있지요.

미 국채금리 시장은 대놓고 반대로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날 10년 물 국채금리가 FOMC 결과가 나온 이후 3.56%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계속 떨어졌는데요. 결국 3.47%까지 내려갔습니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도 4.33%까지 뛰었다가 4.21%까지 내려왔죠. 최종금리를 올렸는데 금리가 거꾸로 내려간 꼴인데요.

결국 파월이 스크루지였던 걸까. AFP연합뉴스결국 파월이 스크루지였던 걸까. AFP연합뉴스


이는 침체 우려 탓입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은 파월의 말과 달리 내년 금리인하를 내다보고 있는 거지요. “좋다, 경기침체가 와도 버틸래?”라는 생각인 겁니다. 복잡한 상황으로 내년 중후반을 전후로 시장의 혼란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조지 곤칼브스 MUFG 증권의 미국 거시전략 헤드는 “점도표와 성장전망 하향, 실업률을 보면 연준이 경기침체를 선언한 것과 비슷하다”고 했는데요. 블룸버그통신은 “채권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매파적 톤을 일축하고 2023년 금리인하에 베팅을 걸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추가로 연준의 점도표는 움직이는 타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하는데요. 지금은 예상대로 5.00~5.25% 정도로 나왔지만 언제든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5.25~5.50%도 가능하지요.

물론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급락한다면 반대로 생각보다 낮아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빠르게 안 내려올 가능성이 큰 만큼 기준금리가 좀더 높아질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겠습니다.

현재로서는 내년도 기업들의 수익 전망이 계속 내려가는 게 현실인데요. CNBC는 “10월 초에는 내년 기업들의 어닝 전망이 7.8% 증가였지만 지금은 4.8%”라며 “이달 초 19명의 월가 최고 전략가들은 S&P500 기업의 내년 어닝이 평균 -6.5%라고 봤다. 경착륙이 온다면 -20% 이상도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산타랠리도 영향이 클 듯한데요. 지나 볼빈 볼빈 웰스 매니지먼트 사장은 “파월이 오늘 스크루지를 연기하면서 산타랠리에 대한 희망이 물거품이 됐다”고 했는데요. 선물을 기다리는 양말에 석탄만 넣었다는 거죠. 이제 다시 좀더 객관적으로 봐야 할 때인 듯합니다. 서비스와 임금물가, 그리고 고용을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서 계속 확인해 나가야겠습니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유튜브 생방송] : 미국 경제와 월가, 연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제공하는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가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에서 매주 화~토 오전7시55분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15일(목)에는 12월 FOMC에 관한 분석이 이뤄지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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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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