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한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삼성전자(005930)의 D램 매출이 지난 3분기 무려 34.2%나 급감했다. 시장점유율도 40%대를 겨우 유지해 반도체 실적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15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D램 매출은 175억 4800만 달러로 지난 2분기(249억 8400만 달러)보다 29.8% 감소했다. 특히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매출(71억 3300만 달러)은 한 분기 만에 34.2%나 줄었다. 시장점유율도 43.4%에서 40.6%로 2.8%포인트 하락했다.
2위인 SK하이닉스(000660)의 매출(52억 4600만 달러)은 전 분기보다 25.3%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점유율은 28.1%에서 29.9%로 1.8%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 격차는 고작 10.7%포인트로 좁혀졌다. 두 회사 간 점유율 차이는 올 1분기 15.6%포인트, 2분기 15.3%포인트를 기록했으나 3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11.8%)보다도 더 줄어들었다.
3위인 마이크론의 매출은 26.3% 감소한 43억 5000만 달러였다.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은 23.6%에서 24.8%로 1.2%포인트 올랐다.
D램 시장 규모가 이 같이 쪼그라든 것은 글로벌 소비 위축으로 제품 가격 자체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 10월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 거래 가격은 각각 22.46%, 3.74% 하락했다. 앞서 대만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3분기 D램 매출이 전 분기보다 33.5% 감소했고 시장점유율도 40.7%로 2.8%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생산량을 대폭 줄이겠다고 선언한 것과 달리 “감산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단기적인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확대하는 ‘치킨게임’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곳곳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