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P2E) 게임도 결국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야 지속 가능합니다.”
최근 베트남 호찌민에서 만난 탄쭝응우옌 스카이마비스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엑시인피니티가 지난 몇 년간 일부 국가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본질은 게임”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응우옌 CEO가 국내 언론과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카이마비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P2E 게임 ‘엑시인피니티’ 운영사로 삼성넥스트와 국내 최대 블록체인 벤처캐피털(VC) 해시드가 투자했다. 엑시인피니티는 캐릭터 대체불가토큰(NFT) ‘엑시’ 3마리를 구입해 참여하는 게임으로 임무를 달성하면 암호화폐를 보상으로 얻는다. ‘엑시’ 캐릭터는 여러 캐릭터를 조합해 한층 성능이 좋은 새 캐릭터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업자가 늘고 코인 가격은 상승하던 최근 2~3년간 국민소득이 낮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엑시인피니티로 번 돈이 최저임금을 웃돌며 게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다만 올해 들어 테라·루나 사태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 파산, 글로벌 금리 인상 같은 악재가 맞물리며 코인 시장과 P2E 업계 모두 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P2E 대표 주자’ 엑시인피니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용자 수가 급감했고 1년 전 20만 원을 웃돌던 엑시인피니티(AXS) 토큰 가격은 최근 1만 원 선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시황 악화에도 응우옌 CEO는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하락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대외 변수에 시장이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여전히 열정적인 게임 이용자들은 많고 올해 새로 출시한 ‘오리진’ 버전 역시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할 만큼 기반은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응우옌 CEO는 사람들이 블록체인 기술에 익숙해지면서 P2E 게임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게임을 통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개념을 이해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생태계에 발을 들여놓을 것”이라며 “블록체인의 확장과 함께 P2E 게임 규모도 커지는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힘줘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응우옌 CEO는 돈을 버는 목적에 방점을 둔 P2E가 아닌 게임도 하고 돈도 버는 플레이앤언(P&E) 개념이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보상에만 기댈 경우 시황이 악화하는 국면에서 이용자들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보상만큼 게임 자체의 매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스카이마비스는 신작 게임들의 완성도에 집중하고 있다. 올 8월 출시한 ‘엑시 오리진’의 경우 기존 ‘클래식’ 버전보다 즐길 거리를 대폭 늘렸다. 응우옌 CEO는 “게임 업그레이드의 초점은 ‘더 쉽고 더 재미있게’”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미와 더불어 ‘커뮤니티 육성’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P2E 게임의 중요한 성공 요건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게임은 다른 모바일 게임과 달리 화면 밖에서 이용자들 간 소통이 수반된다”며 “커뮤니티가 끈끈할수록 게임의 생명력도 강해진다”고 전했다. 커뮤니티는 게임 이용자들의 결속력을 다질 뿐 아니라 게임 환경 개선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얻는 창구로도 활용된다. 응우옌 CEO는 “게임과 연계된 암호화폐 가격이 언제든 내릴 수 있다는 점을 이용자들이 명확히 이해할 때 시황 악화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응우옌 CEO는 한국 시장의 매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하고 승부욕도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이 열린다면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