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장 오른쪽)이 17일(현지시간) 장소가 공개되지 않은 러시아 군사령부에서 군사령관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방송에 공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로이터연합뉴스러시아가 징병군들의 복무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베도모스티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스크바 인근 드미트로프·탈돔·두브나 지역 군사위원인 미하일 포틴은 지난 16일 지역 방송인 드미트로프TV에서 이같이 말했다.
러시아는 계약을 통해 주로 부사관을 모집하는 모병제와 함께 징병제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18세~27세 남성은 의무적으로 1년간 군대에서 복무해야 한다. 징병은 매년 봄과 가을에 두 차례 이뤄진다. 올해 가을 징병에서도 남성 12만 명이 소집됐다.
포틴은 “내년 봄에 징병 될 인원들은 1년 6개월 동안, 그해 가을에 징병 될 사람들은 2년 동안 각각 군 복무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우리 북쪽 지역 이웃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타당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북쪽 이웃 국가는 핀란드와 스웨덴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국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군사 비동맹 정책을 철회하고 지난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다만 나토 회원국 중 헝가리와 튀르키예의 승인을 받지 못해 가입이 이뤄지지는 못했다.
포틴의 발언이 언론의 주목을 받자 그가 출연한 방송은 드미트로프 TV 유튜브 채널 등에서 삭제된 상태라고 코메르산트는 전했다.
이밖에도 지난 10월 20일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부의장 또한 의회 신문과 인터뷰에서 “1년 안에 군사 장비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의무 복무 기간을 2년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군 복무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에 부정적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아스타호프 모스크바 지역 군사위원은 “러시아 국방부는 징집에 따른 군 복무 기간 변경을 위해 어떠한 법률 개정안도 제안하지 않았다”며 “연방법은 징집병의 복무 기간을 12개월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국면이 이어질 경우 향후 징집병들의 군 복무 기간이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지속해서 동원령 가능성을 부정해왔지만, 지난 9월 예비군 30만 명을 모집하는 부분 동원령을 전격으로 발령한 바 있다.
